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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김기남, 삼성전자 공정 우위로 반도체 위탁생산 뚫는다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0-01-30 14: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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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삼성전자 반도체인의 신조 1번’으로 알려진 말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2019년 들어 대만 TSMC의 벽에 막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을 보며 되뇌었을 말이기도 하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1400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기남</a>, 삼성전자 공정 우위로 반도체 위탁생산 뚫는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파운드리, UMC 등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파운드리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TSMC의 아성은 높았고 지난해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김 부회장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TSMC에 맞서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심화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TSMC와 달리 시스템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함께 추진하는 만큼 천형처럼 따라 다니는 고객사들의 ‘기술유출 우려’를 떨쳐내고 파운드리 고객사를 확대하는 것이 김 부회장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삼성전자는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파운드리사업부는 5나노급·7나노급 극자외선(EUV) 공정 양산 확대와 5G 칩 공급 확대를 위한 생산 최적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이미 극자외선 공정을 확충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4조 원 규모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ASML로부터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5나노급, 7나노급 극자외선 공정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장비들은 해당 공정의 규모를 키우는 데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3나노급 극자외선 공정에서 TSMC에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이르면 2021년 3나노급 극자외선 공정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지만 TSMC는 4월 북미 기술 심포지엄에서 3나노급 공정기술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미세공정 대결에서 TSMC와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극자외선 공정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일이 필수라고 판단했을 공산이 크다.

극자외선 공정은 광원을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노광 공정에서 극자외선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극자외선은 기존 광원이었던 불화아르곤레이저보다 파장이 짧아 훨씬 더 미세한 회로를 새길 수 있다. 

미세회로를 새기는 능력은 파운드리 고객을 유치하는 문제로 연결된다. 회로가 가늘어질수록 반도체 성능과 전력효율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들은 삼성전자와 TSMC 등 극자외선 공정을 보유한 파운드리에 일감을 맡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최신 5G칩 ‘스냅드래곤765·765G’를 7나노급 극자외선 공정에서 생산한다. TSMC는 5나노급 극자외선 공정에서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의 주문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극자외선 공정의 중요도는 높아지고 있다. ASML은 2025년까지 노광공정 광원에서 극자외선의 비중이 8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사업부가 심화하는 미세공정에 힘입어 순조롭게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사업 실적을 두고 “두 자릿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TSMC에 필적할 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을 내건 TSMC와 달리 시스템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함께 수행해 고객사들의 ‘기술유출 우려’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편 시스템LSI사업부에서 반도체를 설계해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두 사업부가 독립된 회사나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분리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팹리스 쪽에서 보면 경쟁기업에 설계를 맡기는 모양새가 된다.

이 때문에 최근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팹리스의 기술유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파운드리사업부 분사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반도체 설계와 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20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년 한국공학한림원 신년하례식에 참석해 파운드리사업부 분사계획을 묻는 말에 “아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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