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의 개선 의지를 밝히며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롯데그룹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게 항상 함께해 준 국민 여러분께 최근 불거진 불미스러운 사태로 많은 심려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롯데에 대해 여러분께서 느끼신 실망과 우려는 모두 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입니다.
오늘 이후 국민 여러분과 정부, 그리고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 여러분께서 우려하시는 점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바꿔 나가겠습니다.
첫째,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회사들의 지분비율을 축소하겠습니다. 주주구성이 다양해지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종합적으로 개선방법을 강구하겠습니다.
둘째,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를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습니다.
지주회사 전환에 금융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고 대략 7조 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롯데그룹 순수익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같은 그룹 투자활동 위축에 우려됩니다.
그러나 현 상황을 깊이 고민해 국가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그룹 내에 지배구조 TFT를 출범시키겠습니다. 기업문화 개선위원회도 설치해 보다 구체적 조치를 시행하겠습니다.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경영투명성 강화와 더불어 청년 일자리를 포함한 고용확대정책을 꾸준히 시행할 겁니다. 또한 사회공헌과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도 확대해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이 롯데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을 직접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입니다.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설립된 한국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께서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하겠다는 일념으로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버님은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은 지속적으로 한국롯데에 재투자하셨습니다.
현재 한국롯데는 일본롯데에 비해 직원 수나 매출 규모에서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우리나라 5대 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롯데는 기업공개를 통해 소유구조가 분산되어 있습니다. 국내 상장된 8개 계열회사 매출액이 그룹 전체 매출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기업입니다.
이번 일을 통해 아버님께서 조국에서 평생 쌓아오신 명성과 창업정신이 훼손된 것에 대해 자식으로서 참담한 심정입니다.
롯데호텔의 주요 주주인 L투자회사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한국롯데그룹은 롯데호텔을 비롯해 80여 계열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롯데호텔은 1972년부터 완공할 때까지 10억 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입니다.
그 당시 돈으로도 막대한 투자 자금을 한 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버님께서 설립하신 일본 롯데제과를 포함한 다수 일본 롯데계열 기업이 공동투자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들은 롯데호텔의 오랜 기간 주주로 남아있었습니다. 또 투자 대상기업인 한국롯데호텔이 급격히 성장했고 2000년대 접어들어 투자기업인 일본롯데제과 등이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했습니다.
이때 분할된 투자부문에서 남은 법인들이 오늘의 L투자회사입니다.
롯데호텔은 2005년이 되서야 배당을 실시했습니다.
지난해 롯데호텔을 포함한 한국롯데 계열사들의 일본롯데에 대한 배당금은 한국롯데 전체 영업이익의 1.1%에 불과합니다. 롯데호텔은 국부가 일본으로 유출된 창구가 아닙니다.
아버님 뜻에 따라 일본롯데 회사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투자창구 역할을 성실히 해 왔습니다.
저는 그동안 롯데를 선진화한 글로벌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들이 계열사를 경영하게 하고 사외이사를 확대해 왔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 여러분께서 지적해 주신 문제점을 듣고 롯데를 과감히 개혁해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개선하고자 합니다.
개혁과 혁신으로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주주, 협력업체, 정부 관계자 등 이해 관계자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도 기대와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이 제 2경제도약의 핵심인 만큼 롯데도 이 분야 강점을 최대한 발휘해 국민 사랑을 받는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