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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유럽 전기차배터리 자립정책에 '촉각'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19-12-11 17: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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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전기차배터리산업의 자체 육성정책을 추진하며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배터리업계의 유럽시장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

11일 전기차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이 전기차배터리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누리는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유럽 전기차배터리 자립정책에 '촉각'
▲  (왼쪽부터)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부 사장,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전기차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에서 배터리 원가 비중이 40%에 이르기 때문에 전기차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기차배터리 수요도 커질 수 밖에 없어 유럽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전기차배터리산업을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먼저 확보해 시장을 선점하는 게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9일 전기차배터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유럽연합 회원국 7개국의 17개 기업에 약 4조2200억 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유럽언론이 보도했다.

유럽은 자동차 제조 경쟁력이 높은 곳으로 완성차와 자동차부품과 관련해 뛰어난 역량을 지닌 기업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지만 자체적 전기차배터리 생산은 저조한 모습을 보여왔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생산량 가운데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기업의 몫은 80%에 이르는 반면 유럽기업은 3% 정도만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각국의 친환경정책이 강화되며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라 전기차배터리 수요도 동반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아시아기업 쪽으로 편중된 공급 의존도를 낮출 필요도 있어 유럽에서 전기차배터리 자립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전기차배터리업계로서는 유럽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 반갑지 않은 상황을 맞은 셈이다.

중장기적으로 유럽 전기차배터리시장이 현지기업들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은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데다 이미 강력한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현지 기업으로서의 장점까지 더해지면 유럽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누리던 아시아기업들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이미 유럽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배터리엽합’이 출범돼 약 7조9천억 원의 돈을 투입해 2022년까지 전기차배터리를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스볼트와 폴크스바겐 등 유럽 기업들도 배터리 생산설비를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시장의 성장 속도가 워낙 가파르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하더라도 한국 전기차배터리기업들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에 보조금 지급정책이 유럽의 전기차배터리산업 경쟁력을 크게 높일 가능성도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배터리업계 다른 관계자는 “유럽연합에서도 계획만 발표했다 뿐이지 구체적 실행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시장규모가 워낙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 실적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산화탄소 배출규제가 강화하며 친환경차 비중을 늘려 벌금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완성차기업들의 전기차 신차 출시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전기차 생산 증가에 앞서 전기차배터리 출하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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