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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찬, 만년 3위 넥센타이어 2위 금호타이어 맹추격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5-07-27 11: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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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찬, 만년 3위 넥센타이어 2위 금호타이어 맹추격  
▲ 지난달 14일,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이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컵 준우승자인 트로이츠키에게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다.

넥센타이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며 주춤한 사이 점유율을 늘렸는데, 최근 영업이익 기준으로 금호타이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넥센타이어는 판매에서 미국시장의 비중이 높고 중국시장의 비중이 낮아 올해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넥센타이어가 더 성장하려면 저가브랜드에서 탈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은 스포츠를 통한 해외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연구개발과 생산설비 투자를 늘려 고품질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 성장의 걸림돌 저가 이미지

넥센타이어는 중저가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현대차의 제네시스나 에쿠스 같은 고급차는 넥센타이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넥센타이어는 폴크스바겐이나 피아트 등에도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지만 고급모델에 사용되지 않는다.

넥센타이어의 이런 중저가전략은 판매량을 늘리는데 주효했다. 넥센타이어의 국내 점유율은 2000년까지만 해도 8%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25%까지 성장했다.

넥센타이어의 매출은 1999년 18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7282억 원으로 무려 10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넥센타이어는 값싼 타이어라는 이미지를 고착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 3월 불거진 쌍용차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티볼리의 소음논란이다.

소비자들은 티볼리 타이어 가운데 넥센타이어의 타이어가 장착된 차량에서 소음이 심하다고 볼멘소리를 해 쌍용차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소비자들은 쌍용차가 원가절감을 위해 가격이 낮은 넥센타이어를 다른 회사 타이어보다 더 많이 장착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쌍용차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제품은 티볼리에 무작위로 장착되며 납품가격은 모두 동일하다고 해명했다. 이 타이어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자체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 품질차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넥센타이어의 저가 브랜드 이미지가 이런 편견을 낳게 한 셈이다.

넥센타이어는 저가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약하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에 24위를 차지해 한국타이어(7위), 금호타이어(13위)와 격차가 크다.

◆ 고품질의 고급 타이어로 저가 이미지 극복할까

전문가들은 넥센타이어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고품질의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유럽업체들이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공격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고 중국업체들은 중저가타이어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며 “넥센타이어가 품질측면에서 획기적 전환점을 찾지 못하면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타이어도 고품질 타이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매출의 3.7%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한국타이어 2.46%, 금호타이어 2.91%보다 연구개발 비중이 높다.

이 덕분에 넥센타이어는 지난 3월 독일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빌트'의 타이어 성능 테스트에서 최고등급인 ‘강력추천’을 받았다.

  강호찬, 만년 3위 넥센타이어 2위 금호타이어 맹추격  
▲ 넥센타이어의 엔블루 HD 플러스 제품이 독일 자동차 전문지 테스트의 ‘강력추천’ 제품에 선정됐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타이어업계 처음으로 ‘디자인 그랜드 슬램’도 달성했다. 디자인 그랜드 슬램이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 독일 'IF디자인 어워드',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일본의 'G-Mark'에서 상을 받는 것을 말한다.

넥센타이어는 수익성이 높은 초고성능(UHP)타이어 시장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초고성능타이어는 과거 ‘광폭타이어’로 불리던 고성능(HP, High Performance) 타이어보다 한 단계 진화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타이어 림 직경이 16인치 이상에 편평비(타이어 높이를 타이어 폭으로 나누어 백분율로 표시한 값) 55시리즈 이하인 타이어를 초고성능타이어라고 부른다.

초고성능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 가격이 20~30% 가량 비싸 매출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넥센타이어는 세계 타이어시장 점유율 순위가 24위에 불과하지만 초고성능타이어시장에서 점유율 5%로 6위에 올라있다.

넥센타이어 매출에서 초고성능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2%에서 지난해 37.9%, 올해 1분기 40%까지 꾸준히 늘고 있다.

전체 타이어 매출에서 초고성능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타이어가 29.0%, 금호타이어가 22~23%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넥센타이어는 2003년부터 초고성능타이어 생산설비를 준비해 2004년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넥센타이어는 창녕공장의 경우 전 생산라인이 초고성능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 명품 보증제로 품질에 자신감

넥센타이어는 지난 3월부터 프리미엄 등급의 엔페라 제품에 새로운 명품보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만큼 프리미엄 제품군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은 “이번에 내놓은 명품보증제도는 넥센타이어의 품질과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시행하는 제도”라며 “넥센타이어가 자랑하는 엔페라 제품이 고객들에게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명품보증제도는 넥센타이어 엔페라 AU5와 엔페라 RU5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소비자의 과실과 관계없이 타이어를 무상으로 교환해 주는 서비스다.

넥센타이어가 2008년 N7000 명품보증제도와 2014년 윈터타이어 명품보증제도에 이어 3번째로 실시하는 명품보증제도인데 보증기간은 2016년 12월까지다.

넥센타이어의 프리미엄 타이어인 엔페라는 AU5는 마모지수가 560으로 국내 프리미엄 상품군 중 가장 높다. 엔페라 AU5는 높은 품질력을 인정받아 각종 자동차 동호회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 강호찬 5년, 넥센타이어 성장의 역사

넥센타이어는 2세 경영인 강호찬 사장이 사령탑을 맡은 2009년 이후 5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강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200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이 1조319억 원이었으나 지난해 1조7588억 원으로 늘었다. 5년 동안 연평균 14% 성장했다.

  강호찬, 만년 3위 넥센타이어 2위 금호타이어 맹추격  
▲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가운데)이 2014년 1월 서울 방배동 넥센빌딩에서 열린 ‘올해의 넥센인’ 시상식에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손승락(왼쪽)·강정호 선수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 사장은 취임 첫해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을 16.8%까지 끌어올렸다. 넥센타이어 생산능력도 2009년 연간 1700만 개에서 지난해 4천만 개로 2배 이상 늘렸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넥센타이어가 올해 매출 1조9520억 원, 영업이익 243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6.3% 늘어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금호타이어가 올해 매출 3조1160억 원, 영업이익은 251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는데 영업이익으로만 따지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센타이어는 올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부과 수혜를 가장 분명하게 볼 것”이라며 “중국 내수 교체용타이어 시장도 경쟁이 치열한데 넥센타이어가 이 시장에서 매출이 없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넥센타이어의 북미시장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매출의 27%를 차지했다. 넥센타이어의 매출비중을 보면 유럽시장이 25%로 높지만 중국시장은 3%로 낮다.

넥센타이어는 4월부터 피아트의 상용밴 ‘듀카토’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도 르노의 ‘트윙고’와 다임러스마트의 ‘포포’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에게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강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2001년 넥센타이어에 입사했다. 강 사장은 경남 양산공장에서 근무하며 현장경험을 쌓은 뒤 경영기획실, 영업본부 등을 두루 거쳤다.

강 사장은 사장에 오른 뒤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넥센타이어의 영업을 총괄하며 해외시장 확대에 공을 들였다.

강 사장은 “2020년까지 6천여억 원을 투자해 1천여 개의 일자리를 더 만들 것”이라며 “2012년 가동을 시작한 경남 창녕공장(연간생산량 1100만 개) 부지 안에 같은 규모의 공장을 증설해 회사도 키우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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