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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기 장관, '고래심줄' 112만명과 맞짱떠 이겼지만...

정동근 기자 aeon@businesspost.co.kr 2014-01-03 16: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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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를 화려하게 장식한 ‘010 번호 전환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연착륙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201311월말까지만 해도 3세대(3G) 및 롱텀에볼루션(LTE) 이동통신에 가입한 01X(011, 016, 017, 018, 019) 번호 이용자는 112528명에 달했다. 하지만 고작 1개월만인 새해 들어 이들은 불과 150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최문기 장관, '고래심줄' 112만명과 맞짱떠 이겼지만...  
▲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번호 전환에 동참하지 못한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해외 유학 및 주재원, 혹은 해외 여행자들로 나타났다 결국 7264명만이 번호 전환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2004010 번호 사용 의무화 정책을 내놓았던 미래창조과학부와 막대한 01X 회선 유지 비용을 감당하던 KT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업체 3사는 앓던 이를 빼버린 듯 시원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10년만에 이뤄낸 작은성과에 쾌재를 부르고 있는 형국이다.
 
번거롭고 귀찮다는 저항을 어쩌나
 
010 번호통합 정책은 2004년부터 시작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업체 3사가 추진한 010 번호 사용 의무화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저항이 당연히 뒤따랐다. 이유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가지고 있는 기존 01X 번호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 번호 전환 과정에서 가장 큰 난제는 모바일 금융 거래로 꼽힌다. 거래 은행에 전환한 010 번호를 등록하지 않으면 서비스 이용에서 상당 부분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A은행의 경우 전자금융 사기 예방, 모바일 뱅킹, 전자금융 이체 때 전화 승인, 예금·적금 담보 대출과 해지 신청 때 본인 확인, 입출금과 카드거래 통지 등은 변경된 번호를 등록해야 서비스가 가능하다. 자칫 잘못하다간 엄청난 불이익도 당할 수 있다.
 
또 전화번호를 매개로 서비스에 가입한 경우 수동으로 번호 전환 여부를 서비스 회사에 알려줘야 계속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번거롭기 짝이 없다예를 들면 카카오의 카카오톡이나 네이버의 라인 등 모바일메신저 서비스의 경우 반드시 재가입을 해야 한다. 또 음원, 영화, e북 등 복제방지기술(DRM) 적용 콘텐츠도 필수적으로 재가입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거래처를 잃을 수 있다’ ‘축적한 인맥을 날려버릴 수는 없지 않느냐등의 이유도 있다. 01X 번호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번호 전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기에는 한마디로 불편함과 번거로움, 불이익의 우려 등이 너무 컸던 것이다.
 
첨단 자동번호변경시스템(OTA)이 효자 노릇 톡톡

미래창조과학부와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업체가 지난해 연말 내놓은 게 자동번호변경시스템(OTA)이었다. 번거로움과 불편함을 한방에 쓸어버릴 묘책이었다.

OTA01X 번호를 자동으로 010 번호로 전환해주는 무선 업그레이드 기술이다3G LTE 가입자들은 휴대전화 교체 당시 미리 기존 01X 번호 이외에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도 함께 부여됐다. OTA가 이 번호로 자동 전환을 도와준 것이다.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업체들은 기존 01X로 수신된 음성통화나 문자메시지(SMS)를 자동으로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한발 더 나아가 상대방에게는 바뀐 번호를 안내해주는 SMS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기간은 1(KT의 경우 2)이다.
 
KT는 이에 대해 번호를 자동으로 변환시켜 주기 때문에 이번 010 번호 전환 대상자들은 대부분 별다른 불편없이 번호를 전환했다“SMS 서비스는 기간이 지나면 유료로 전환한다고 말했다.
 
원조 고래심줄에게도 승부수 던질까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업체 3사가 10년에 걸친 숙원 사업 일부를 마무리했지만 남은 숙제도 여전하다. 원조 고래심줄로 불리는 2세대(2G)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서비스 이용자들이 그들이다.
 
  최문기 장관, '고래심줄' 112만명과 맞짱떠 이겼지만...  
▲ 왼쪽부터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2G CDMA
이용자들은 이번 010 번호 전환과 상관이 없다. 2G CDMA01X 번호를 이용하는 휴대전화 사용자들의 앞자리 번호는 그대로 유지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2G 서비스는 2018년쯤 종료가 예상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상당한 소비자 저항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KT의 경우 지난 20112G 잔존 가입자가 100여만명 남은 상황에서 서비스 종료 계획을 밀어붙였으나 이용자들의 반발과 소송 등 종료 전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을 투입해 사업을 마무리했다.
 
연말연시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업체가 OTA를 들고 밀어붙인 010 번호 자동 전환은 의외로 소비자 불만이나 혼란을 잠재웠다는 평가다. 문제는 2G 가입자의 010 전환이다KT는 이미 2G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3013년 기준으로 각각 183만명, 53만명 등 236만명의 01X 2G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2G 010 가입자까지 합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2G 가입자는 800만명에 달한다.
 
고래심줄 한 가닥을 끊었지만, 더 굵은 고래심줄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이통통신업체 3사는 이들과 맞짱뜰 승부수를 가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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