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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환경규제로 선박 저유황유 수요 급증에 발빠른 대응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09-29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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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선박연료와 관련한 환경규제의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함량 기준치를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IMO2020’ 규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황산화물 함량이 낮은 저유황유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환경규제로 선박 저유황유 수요 급증에 발빠른 대응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에너지의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탈황설비)와 SK트레이인인터내셔널의 해상 블렌딩사업을 앞세워 저유황유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2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K에너지의 탈황설비 완공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이 상당 부분 결실을 맺고 있다.

애초 SK이노베이션은 탈황설비 투자를 결정하며 완공시점을 2020년 6월로 내다봤지만 꾸준한 노력의 결과 설비를 2020년 4월 안에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탈황설비를 내년 4월 완공해 5월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에너지를 통해 지난 2017년 11월 울산 산업단지(콤플렉스)에 탈황설비를 짓기 위해 1조215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설비는 벙커씨유 등 황함량이 높은 고유황유를 투입해 저유황 경질유를 하루 4만 배럴 생산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설비를 통해 연 2천억~3천억 원의 영업이익 증대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익률이 높은 설비인 만큼 설비의 공기를 앞당기기 위한 최고경영자들의 현장경영도 이어졌다.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은 물론이고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까지 명절에 공사현장을 찾아 인부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유 황함량규제에 따라 저유황유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2019년 4분기부터다.

선주사들이 규제 시행에 앞서 새 선박연료유를 비축하고 이를 테스트하는 기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부터 늘어나는 저유황유 수요에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SK에너지보다 앞서 대응한다는 계획을 준비해뒀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싱가포르 앞바다에서 초대형 원유운반선 1척을 임차해 황함량이 극단적으로 낮은 초저황경유에 중유를 섞어(블렌드) 초저황중유를 생산하는 ‘해상 블렌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현재 하루 평균 2만3천 배럴의 초저황중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2020년부터는 생산량을 9만 배럴로 크게 늘린다.

이는 고객사를 확보한 데 따른 증산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 로이터 등 외신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익명의 선주사들에 4분기부터 초저황중유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IMO2020 규제가 3개월밖에 남지 않아 선주사들은 선박연료유와 관련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대다수 선주사들이 수명이 많이 남은 선박에 스크러버(황산화물 세정장치)를 설치하고 노후선박은 저유황유(저유황 경질유 및 초저황중유)나 해양경유(MGO)로 버티며 장기적으로 선단을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으로 교체해 나가는 선택을 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이런 선택에 따라 벙커씨유 등 고유황유가 선박연료유시장에서 점차 퇴출되고 저유황유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런 시장 변화에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번 환경규제의 실시시점은 노후선박이 많은 점과 맞물려 있어 SK이노베이션의 발빠른 움직임은 빛을 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에서 운항하는 선박 10만여 척 가운데 스크러버를 이미 설치했거나 설치하고 있는 선박, 앞으로 설치가 예상되는 선박은 2만5천 척에 그친다. 나머지 선박들은 저유황유나 해양경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부터 고유황유 수요가 하루 210만 배럴 줄어드는 대신 저유황유 수요가 10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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