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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와 가계부채의 줄다리기, 기준금리 결정에 촉각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6-10 1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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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와 가계부채의 줄다리기, 기준금리 결정에 촉각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15 한국은행 국제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기 전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지표 부진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과 가계부채 급등 때문에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반론이 엇갈린다.

◆ 수출 생산 동반 부진에 메르스 겹쳐

기획재정부는 9일 발간한 ‘6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경기회복 긍정 신호’라는 문구를 뺐다. 최근 국내 경제지표가 수출과 생산 양쪽에서 모두 부진했기 때문이다.

5월 수출액은 423억9200만 달러로 지난해 5월보다 10.9% 줄었다. 5개월 연속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액이 줄고 있다.

4월 광공업생산은 지난 3월보다 1.2% 감소했다. 올해 1월 3.7% 감소한 뒤 가장 감소폭이 컸다. 모든 산업생산은 0.3% 줄었다. 2개월 연속으로 산업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소비심리는 5월 들어 회복세를 보였으나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다시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 신용카드 국내 결제승인액은 지난해 5월보다 7.1% 늘었다. 지난 4월에 15.4% 증가했던 데에서 반토막났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8일 “정부는 메르스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있는 업종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필요할 때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며 “거시경제정책 가운데 기준금리 추가인하를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9일 국무회의에서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메르스 발생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선제적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이런 발언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관측이 나온다.

◆ 가계부채 폭발적 증가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 채권 관련 종사자 1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대답이 전체의 70.1%를 차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가계부채가 기준금리 인하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가계부채는 지난달 110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내리면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처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총재는 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정상화해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면 가계, 기업, 금융회사 등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융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대신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확대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기준금리 추가인하는 현재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더 큰 상황이다”며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확장적 재정정책은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어 경기 침체기를 벗어날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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