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씨에게 내려진 비자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유씨는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1일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 대한민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비자발급 거부처분에 행정절차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며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1990년대 말 미국 영주권자 신분으로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방송 등에서 여러 차례 “군대에 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익근무요원 소집 통지를 받은 직후인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이 면제됐다.
유씨를 두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입국을 제한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 1항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법무부 장관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다.
외국인이 경제·사회 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돼도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유씨는 입국이 거부된 뒤 중국 등에서 가수와 배우로 활동했다.
유씨는 2015년 9월 로스앤젤레스 한국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유씨가 입국해 방송 및 연예활동을 할 경우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병역의무 이행 의지를 약화시켜 병역기피 풍조를 낳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적법한 입국 금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