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사들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업황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메모리반도체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9일 증권분석지 마켓워치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미국 증권사 코웬은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모두 이전보다 낮춰 내놓았다.
코웬은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업황 악화가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이전에 D램시장에서 침체기가 나타난 뒤 회복세에 오르기까지 평균 17개월이 걸렸는데 이번 D램업황 악화가 시작된 지는 아직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웬은 삼성전자가 메모리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을 쓰면서 전체 반도체업황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메모리반도체 출하량을 크게 늘리며 실적 회복을 추진한다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는 상대적으로 실적 방어에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출하량 증가로 공급 과잉이 더 심각해지면 평균가격 하락을 이끌어 모든 반도체기업의 수익성에 추가로 타격을 입힐 공산도 크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마저 점유율 경쟁에 가세해 업황 악화가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
코웬은 "시장상황을 조사한 결과 반도체기업들이 수익성 방어보다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D램업황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나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과 낸드플래시업황 부진은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코웬은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이 모두 연간 40%에 이르는 하락폭을 보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메모리반도체에 영업이익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만큼 메모리반도체 가격 변동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