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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글로벌기업 다운 전문성 있는 사외이사 진영 갖췄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9-03-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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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선진 경영체제 도입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 이사회의 실질적 역할을 증명하기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사외이사가 완전한 독립성을 갖춰 사내이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려면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에 전문성이 더욱 뛰어난 인물이 사외이사를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글로벌기업 다운 전문성 있는 사외이사 진영 갖췄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2명의 사외이사 후보가 주주 동의를 거쳐 선임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외이사 선임을 앞두고 처음으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에서 직접 다른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도록 해 이사회의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추천받은 새 후보는 금융 전문가와 의료분야 전문가로 삼성전자의 주력인 전자와 IT사업과는 거리가 멀다.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은 과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맡다 현재는 경영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났다. 안규리 서울의대 교수는 신장내과 분야 의료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리더십, 글로벌 경력, IT, 감사, 재무, 법무, 경제, 금융 등에 관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후보로 선정한다는 기준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6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IT 분야 전문가는 박병국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에 그치며 기업경영에 경험이 있는 인물도 김종훈 회장뿐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기술 특허 매입과 계열사 유상증자 참여, 투자 등 경영계획 승인과 같이 삼성전자의 사업에 밀접한 안건을 의결했다.

삼성전자 사외이사들은 28건의 안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냈는데 이 과정에서 전문가 수준의 검토를 거쳐 안건이 통과되었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가 회사를 위해 더 적극적이고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국내외 경영현장 방문 및 현황보고 등 내부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주주들에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충분히 설득하려면 사외이사진에 IT와 전자산업 분야 전문가 또는 기업 경영자 출신 인물의 비중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들이 사외이사보다 훨씬 강력한 의사결정 주도권을 갖추게 된다면 사외이사의 주요 임무인 견제 역할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삼성전자 이사회 안건과 관련해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적임자를 사외이사에 앉히는 일이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사업의 부진으로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전략 수립과 실행, 인수합병을 포함한 대규모 투자를 검토해야 한다.

사외이사의 전문성이 대폭 강화되면 대규모 인수합병과 같은 의사결정의 타당성을 더욱 면밀하게 검증할 수 있고 더 효과적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기업의 명성에 걸맞게 김종훈 회장과 같은 외국계 IT기업 CEO를 추가로 사외이사에 선임하는 등 이사회 다양성과 전문성 강화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운용사 아티잔파트너스 등 삼성전자의 외국인투자자들은 과거 삼성전자의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외국계 사외이사를 3명까지 늘려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애플은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을 포함해 보잉컴퍼니와 블랙록 등 다양한 글로벌 대기업의 경영진을 이사회 구성원으로 두고 있다.

인텔 역시 일렉트로닉아츠(EA) CEO와 보잉 최고재무책임자, 클라우드와 의료기기 전문기업 경영진 등을 이사회에 참여하도록 해 의사결정에 실질적 도움을 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글로벌기업 다운 전문성 있는 사외이사 진영 갖췄나
▲ 삼성전자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장을 맡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최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한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자동차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기차와 자동차 부품업계 전문가, 구글 부사장 출신의 IT업계 전문가 등을 추천했다.

기업의 주요 사업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일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점차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투자전략과 기업분석 전문기관인 대신경제연구소는 최근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이유로 이번 주주총회에 오르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반대하는 권고도 냈다.

삼성전자 사외이사의 적합성을 따지는 기준이 그만큼 엄격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사외이사의 전문성 기준과 관련해 10년 이상 동종업계에 종사한 인물, 전문경영인, 전문지식이나 실무적 경험이 풍부한 인물 등이 해당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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