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를 비롯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한국 중국 항공회담을 통해 중국 노선 운수권이 확대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들이 3월 중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 항공회담에서 중국 노선 운수권이 확대돼 저비용항공사에게도 중국 주요 노선의 운수권이 배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한중 항공회담으로 중국 노선 운수권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저비용항공사에도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노선의 운수권이 분배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대부분 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수 있는 대형 항공기를 보유하지 못해 단거리 노선 위주로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이 단거리 노선인 중국 노선 확대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으로 향하는 항공 노선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운수권이 필요하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주요 지역으로 향하는 운수권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가 대부분 독점하고 있어 저비용항공사는 그동안 운수권이 필요없는 항공 자유화지역인 산둥반도 등에 신규 노선을 취항하는 데 주력해왔다.
2019년 10월에 베이징 신공항이 개장해 베이징 공항의 슬롯이 늘어난다는 점 등을 살피면 이번에 열리는 한중 항공회담에서 베이징 노선 등 황금노선의 운수권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 항공사는 중국 노선에서 보유하고 있는 지배적 위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가 운수권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은 이번에 운수권이 확대되면 중국 주요 노선이 대형항공사 독점으로 운영되는 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 배분보다 중요한 이벤트는 3월에 진행될 한중 항공회담”이라며 “2014년에 중국 노선 운수권이 배분됐을 때와 달리 저비용항공사의 외형이 크게 확대됐고 정부와 국토교통부의 성향을 살피면 중국 노선 운수권 분배에서 저비용항공사 분배 비중이 2014년보다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진에어는 이번 한중 항공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월 항공사들 최대의 관심사였던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 배분에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모두 참여조차 하지 못했던 것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2018년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경쟁 항공사들이 공격적으로 기단을 확대하고 노선을 늘려가는 상황에서도 제재에 손발이 묶여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번에 한중 항공회담에서 중국 노선 운수권이 추가된다면 이 운수권이 항공사에 배분되는 것은 5월 이후에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는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에 부과한 제재를 3월 말에 열릴 진에어 주주총회를 계기로 해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예상대로 진에어가 제재에서 풀려난다면 중국 노선 운수권이 확대될 때 배분 경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진에어로서는 국토교통부 제재에 막혀 그동안 진행하지 못했던 노선 확대를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을 계기로 재개할 수 있는 셈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경영 정상화방안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이 개선되면 경영 정상화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