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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유류세 인상 논의로 정유업계 '긴장', 한온시스템은 '미소'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19-03-04 14: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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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산업마다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가 인상돼 경유 가격이 올라가면 정유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수소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관련 기업들에는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경유 유류세 인상 논의로 정유업계 '긴장', 한온시스템은 '미소'
▲ 손정원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 사장.

4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경유에 붙는 유류세 인상과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개혁특위는 2월26일 경유에 붙는 유류세 인상 등을 담은 재정개혁보고서를 발표했다.

강병구 위원장은 “에너지원마다 환경오염 등 사회적 비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며 “구체적 수치는 정책으로 입안되는 과정에서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개혁특위의 유류세 인상에 관한 보고서는 청와대와도 사전 조율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기재부는 서민경제 영향을 고려해 유류세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등 관계 부처마다 온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올리면 경유 차량을 활용해 생업을 이어가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미세먼지 등으로 대기질 개선을 원하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데다 정부도 친환경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유류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경유에 붙는 유류세가 인상되면 정유업계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정유업계에서 경유는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3분기까지 전체 매출에서 경유 비중이 34.1%였고 에쓰오일은 같은 기간 경유 매출 비중이 30%였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류세가 인상되면 정유기업의 비용이 늘 수 있고 소비자들의 경유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게 없어 뭐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경유 가격이 오르면 수소차와 전기차 관련한 기업의 전망은 더 밝아질 수 있다. 친환경차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소차와 전기차에 모두 적용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한온시스템은 정부 친환경정책의 대표적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은 전기차와 수소차에 들어가는 부품 모두를 만들며 가격과 성능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2019년 강화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온시스템 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온시스템 외에 상아프론테크, 일진머티리얼즈, 신흥에스이씨, 후성 등 친환경차 부품 관련 기업들도 정부 친환경정책의 수혜기업으로 들 수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친환경차 관련 기업에게 긍정적이다.

유럽연합(EU) 집행부는 2019년과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2025년에 15%, 2030년에 30% 낮추기로 합의하고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에 관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친환경차 생산자가 받는 혜택도 늘어난다.

유럽연합은 슈퍼크레딧제도를 도입해 전기트럭과 수소트럭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슈퍼크레딧은 친환경차 한 대를 생산하는 비율에 따라 가스 배출량이 많은 대형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한 규정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연합의 완성차업체들과 주요 국가들에서 수소트럭과 버스에 관한 개발의뢰가 많아지고 있다”며 “유럽연합에서 판매되는 트럭과 버스가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유럽연합에서 수소 상용차시장이 열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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