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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신동빈, 한일 롯데 관계 정립 위한 여정의 첫 발 떼다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9-02-21 16: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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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감옥에서 풀려난 지 약 20일 만에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한국에서 50조 원 투자계획 등 현안을 마무리하자 일본으로 날아갔다.

올해 첫 해외출장지로도 일본을 선택했다.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일본을 방문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 한일 롯데 관계 정립 위한 여정의 첫 발 떼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회장은 일본에서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등 일본 롯데그룹 경영진을 만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일본 롯데그룹을 얼마나 중요하게 챙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이 한국 롯데지주에 이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도 올랐지만 한일 롯데그룹 관계를 안정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일본 롯데그룹을 한국 롯데지주체제로 들여오든,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을 분리하든 중장기적으로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관계를 바로세우는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안 본부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관계를 바로 세우려면 2가지 가운데 하나가 이뤄져야 하다고 봤다. 일본 롯데그룹을 한국 롯데지주 체제 아래로 두는 것과 아예 따로 분리하는 지배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안의 어느 쪽도 실현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20일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로써 신 회장은 다카유키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로서 일본 롯데그룹을 이끌게 됐다. 

신 회장이 명실상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원 톱’에 오른 셈이지만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관계가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에서 4%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주주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는 광윤사 지분은 28%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불안하다.

사실상 광윤사가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점에 있는 셈인데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광윤사 주식 50%+1주를 들고 있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을 이끌고 있지만 지분관계로 따진다면 실질적 지배력은 약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이 일본에 자주 가는 이유도 일본 롯데그룹 주주, 경영진과 신뢰관계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신 회장은 2018년 수감되어 있을 때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열린 공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자신할 수 없다”면서 직접 보석을 호소하기도 했다. 

신 회장이 당시 보석을 받아내기 위해 일본 롯데그룹 경영권 불안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신 회장 스스로 일본 롯데그룹 경영권이 흔들릴 개연성을 인정한 측면도 있다.

신 회장 편에서 서서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을 이끌고 있는 쓰쿠다 사장은 스미토모은행에서 30년 넘게 일하면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깊은 신뢰관계를 맺은 인물이다. 롯데그룹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10년밖에 되지 않는다. 

쓰쿠다 사장은 평소 신 회장을 놓고 “한일 롯데의 경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면서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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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

그러나 쓰쿠다 사장의 이런 신뢰는 신 회장의 경영성과에 토대를 둔 것이어서 경영현안을 놓고 뜻이 엇갈린다면 언제 돌아설지 알 수 없다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쓰쿠다 사장은 2015년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왔던 신 명예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인물이기도 하다. 
 
쓰쿠다 사장을 비롯해 일본 롯데그룹 경영진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이 분리된다면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롯데그룹 위상을 고려한다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이 분리되는 것이 일본 롯데그룹에 큰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 롯데그룹을 한국 롯데지주체제로 들여오는 데는 일본 롯데그룹 주주를 설득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일본 롯데그룹이 50여 년 동안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상단에서 ‘따로 또 같이’ 체제로 유지돼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롯데그룹 주주들을 설득하기가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 

신 회장은 2018년 2월21일 한국에서 법정구속된 데 따라 스스로의 의지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신 회장이 아직 대법원 판결을 남겨뒀는데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른 것은 ‘형제의 난’, ‘법정구속’ 등 오너 리스크에서 벗어났다는 자신감과 일본 롯데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켜내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른 것을 계기로 호텔롯데와 일본 제과부문의 기업공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본다. 

호텔롯데 상장은 한국 롯데그룹을 향한 일본 롯데그룹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는 핵심적 과제다. 일본 롯데의 제과부문 상장은 일본 롯데그룹 성장을 위한 핵심적 발판이 될 수 있다. 

신 회장이 오랫동안 먼 길을 돌아온 끝에 한일 롯데그룹의 관계 정립을 향한 여정에 발을 뗀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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