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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거취' 빠진 경영쇄신안, 대한항공 한진칼 주주 달랠 수 있나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9-02-13 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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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이 경영쇄신안을 내놨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횡포(갑질)’ 사건이 일어난지 10개월 만이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등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마련된 것인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거취를 포함한 주요 주주의 요구사항이 일부만 반영되는 데 그쳐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221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양호</a> 거취' 빠진 경영쇄신안, 대한항공 한진칼 주주 달랠 수 있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은 13일 부동산 매각과 사외이사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한진그룹이 내놓은 경영쇄신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송현동 부지를 올해 안에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송현동 부지는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옆에 위치한 토지다. 한진그룹이 2008년 2900억 원을 들여 7성급 호텔과 공연장, 갤러리 등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를 설립하기 위해 구입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2년 “해당 부지는 풍문여고와 덕성여고 등 학교가 근처에 있기 때문에 학교 보건법에 따라 관광호텔 건립을 금지하는 것이 맞다”고 판결했다. 이 토지는 2002년 이후 공터로 방치돼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의 2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1월 내놓은 ‘한진그룹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5개년 계획)’에서 이 토지를 매각할 것을 한진그룹에 요구했다.

한진그룹은 KCGI가 호텔사업을 매각하라고 요구한 내용도 일부 수용했다. 한진그룹은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에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서귀포칼호텔과 연계한 고급 휴양시설로 개발할 계획을 세우는 한편 올해 안으로 사업성 검토를 다시 실시해 개발 가치가 매각 가치보다 낮으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의 호텔사업 관련 조치는 KCGI가 요구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KCGI는 5개년 계획에서 송현동 호텔부지,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과 함께 칼호텔네트워크, LA윌셔그랜드호텔, 와이키키리조트, 왕산마리나 등을 매각하라고 요구했지만 한진그룹이 이번에 내놓은 대책에 포함된 것은 송현동 부지와 제주도 파라다이스 호텔의 두 곳 뿐이다.

KCGI가 요구했던 ‘지배구조위원회’, ‘보상위원회’, ‘임원추천위원회’ 등 책임경영체제 확립방안도 한진그룹의 대책에서는 빠졌다. 대신 한진그룹은 한진칼 사외이사 확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등의 경영쇄신안을 내놨다.

한진그룹이 내놓은 방안에는 올해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거취와 관련한 내용도 빠져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1월23일 열린 한진그룹 스튜어드십코드 적용과 관련된 1차 회의에서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합의했지만 1월29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조 회장이 아직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정을 보류한 바 있다.

한진그룹의 이번 경영쇄신안 발표는 3월 열리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KCGI와 국민연금이 가하고 있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주주총회에서 한진칼과 한진의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석태수 한진칼 사장 연임 등을 놓고, 국민연금은 한진칼의 정관변경과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을 둘러싸고 한진그룹과 표 대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월에 열릴 표대결에서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KCGI는 ‘밸류한진’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소액주주를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한진그룹이 이번에 내놓은 경영쇄신안 역시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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