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재무 부담이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유준기 한국신용평가 4실 수석연구원은 8일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에 대한 의견'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인수로 국내 조선업계 전반에 걸쳐 긍정적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현대중공업그룹은 인수 과정을 거치면서 직·간접적 재무 부담 확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하면 재무부담 확대 불가피

▲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도크.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 과정에서 투입하게 되는 자금의 예상규모는 6500억 원가량이다. 조선합작법인 유상증자 과정에서 4천억 원,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관한 유상증자 과정에서 추가 부담하는 2500억 원 등이다.

유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산업은행에 발행하는 우선주는 5년의 거치기간과 50% 한도의 전환 요구권을 지니지만 실질적 인수대금의 성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환의 시기가 이연되었을뿐 재무적 부담임에는 틀림없다"며 "인수자금을 제외하더라도 대우조선해양의 차입금 부담은 현대중공업그룹 전반의 재무 안정성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파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에 따른 경쟁력 강화 효과를 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유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사업 측면에서는 불필요한 경쟁이 완화되면서 수혜를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시장 여건의 개선과 시너지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검증돼야 하는 반면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은 단기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인수가 현대중공업그룹 전반에 부담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