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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식, 넷마블게임즈의 '탈 카카오' 전략 성공할까

김수진 기자 ksj01@businesspost.co.kr 2015-03-13 15: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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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식, 넷마블게임즈의 '탈 카카오' 전략 성공할까  
▲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가 다음카카오 게임플랫폼과 결별하고 네이버플랫폼에서 대작게임 ‘레이븐’을 내놓았다.

권 대표는 이로써 ‘카카오 게임하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데 시동을 걸었다.

넷마블게임즈를 비롯해 다른 모바일게임회사들도 카카오 게임하기의 의존도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넷마블게임즈, ‘탈카카오’ 하고 자체 브랜드 강화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레이븐’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네이버와 게임을 공동 마케팅하기로 제휴하고 내놓은 첫 신작이다. 넷마블게임즈의 레이븐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내려받을 수 있다.

원래 다음카카오 게임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출시하면 카카오톡 사용자를 기반으로 친구끼리 게임초대와 순위경쟁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넷마블게임즈는 이런 장점 대신 네이버를 통한 대규모 마케팅을 선택했다.

권 대표는 네이버 이용자를 바탕으로 게임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펼친다. 넷마블게임즈는 네이버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도 게임에 로그인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페이스북 아이디를 통한 로그인으로 이용자의 소셜 기능을 강화했다.

넷마블게임즈는 '레이븐'의 출시와 동시에 게임아이콘에 자체 CI를 새기기 시작했다.

넷마블게임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노출된 기존 게임 아이콘에 'netmarble'라는 문구를 일제히 넣었다. 사용된 문구는 넷마블게임즈의 공식 CI(Corporate Identity)다.

넷마블 관계자는 13일 "게임 아이콘에 회사 이름을 넣은 것은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게임 아이콘에는 같은 문구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아이콘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앱마켓에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이미지다. 게임사들은 유저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아이콘에 대표 캐릭터나 톡톡 튀는 문구들을 집어넣는다.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BEST' 'HOT' 등이다. 하지만 넷마블은 브랜드 로고를 넣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넷마블게임즈의 이런 변화를 두고 '탈 카카오 행보'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넷마블이라는 브랜드를 강조해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이 아닌 게임에도 힘을 실어주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넷마블게임즈는 네이버 플랫폼에서 또 다른 신작 '크로노 블레이드' 출시도 앞두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마블 입장에서 레이븐과 크로노 블레이드 모두 실패하면 안 되는 게임"이라며 "카카오 플랫폼을 벗어난 충격을 최대한 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은 국내에서 같이 게임하기에 최적화한 플랫폼”이라며 “상황이 바뀌었다기보다 게임의 성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고 밝혔다.

◆ 모바일게임, 카카오 게임하기 이탈하는 이유

넷마블게임즈가 네이버로 떠나자 다른 게임업체들도 카카오 게임하기의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킹은 지난 6일 '캔디크러시 소다'를 출시하면서 카카오게임에 출시하지 않았다. 대신 TV광고를 통해 게임을 홍보했다. 카카오게임 대신 TV광고를 선택한 것이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의 '탈 카카오' 전략 성공할까  
▲ 넷마블게임즈는 12일부터 기존 게임 아이콘에 공식 CI를 넣기 시작했다.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과 라인의 '라인 레인저스'도 카카오게임 대신 TV광고를 선택했다.

게임회사들이 다음카카오를 떠나는 이유는 다음카카오가 수익창출에만 신경을 쓰고 예전 같이 큰 효과를 못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다음카카오는 수수료 매출을 늘리기 위해 서비스하는 게임 개수를 대폭 늘렸다. 2012년 말 수십 개에 불과했던 카카오 게임하기의 게임들은 현재 500개를 넘어섰다.

카카오 게임하기를 이용하는 게임업체들은 너무 많은 게임들이 서비스되다 보니 변별력이 떨어져 돈을 쓰지 않고 사용자를 모으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한 중소게임사 관계자는 “2012년 가을만 하더라도 카카오의 게임심사를 거쳐 게임하기에 입점만 하면 10만 다운로드 정도는 보장이 됐다”면서 “지금은 1만 다운로드 달성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게임사들은 다운로드를 늘리기 위해 다음카카오로부터 이모티콘을 산다. 게임을 다운로드 한 사용자들에게 이모티콘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하기 위해서다.

이모티콘은 당초 다음카카오가 중소 게임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정책이었지만 지금은 다음카카오의 주 수익원이 됐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개발사들은 이모티콘 구입을 위해 1억 원에서 1억5천만 원을 사용하는데 요즘 이모티콘을 받은 사용자의 재방문률이 2~3%에 그쳐 돈을 들인 만큼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운로드를 늘려야 게임하기 상위 화면에 자사 게임이 노출되기 때문에 이모티콘을 계속 구매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은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비싸다.

다음카카오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가져가는 매출의 30% 수수료를 제한 나머지 부분에서 30%를 가져간다. 반면 경쟁 게임 플랫폼인 네이버밴드는 수수료가 20%다.

다음카카오는 이런 불만에 대해 “게임 파트너들과 회사 내부의 요구사항을 수용해 새로운 상생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에 게임매출 683억 원을 올렸다. 이는 직전분기보다 8억 원 증가하는데 그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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