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주력사업인 화폐부문에서 쌓은 위변조 방지 기술을 민간기업에 전수해 국내 제조업의 위조피해를 줄이는 한편 수익도 늘려가고 있다.
▲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
조폐공사는 11월부터 화장품업체 카버코리아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특수감응 플라스틱’ 기술을 제공한다.
조폐공사의 특수감응 플라스틱 기술은 플라스틱에 특수물질을 첨가해 위변조할 수 없도록 하는 플라스틱 제조법이다.
특수감응 플라스틱에 전용 감지기를 대면 소리와 진동으로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플라스틱으로 화장품 용기를 만들면 가짜 제품과 확연히 구별이 된다.
위변조가 어려운 잠상 인쇄 기술은 화장품에 정품 인증 포장을 만드는데 쓰이게 된다.
잠상 인쇄 기술은 숨겨진 그림을 넣는 것으로 보는 방향에 따라 3개의 문양이나 문자가 다르게 나타난다. 화장품 겉 포장에 숨겨진 그림을 넣으면 위변조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가짜 화장품을 정품으로 속여 팔기 힘들어진다.
조폐공사는 필름을 기반으로 한 색 변환 잠상기술을 QR코드와 접목해 위변조(큐싱)에 안전한 QR코드라벨 ‘세이프티QR’도 만들고 있다.
한국 화장품이 중국 등 해외에서 K뷰티로 이름을 높이고 있지만 그만큼 가짜 화장품이 만들어지는 사례도 많아지자 화장품회사들이 조폐공사의 위변조방지 기술을 빌려 쓰기 시작했다.
조폐공사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카지노사업, 인삼 판매 및 수출 등 다양한 분야에 위변조 등 화폐 보안 기술을 전하고 있다.
조폐공사는 한국인삼공사의 홍삼 브랜드 ‘정관장’ 포장에 위변조 방지 잠상 인쇄기술을 적용해 ‘가짜 홍삼’을 막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카지노 공기업 GKL(그랜드코리아레저)에는 화폐 보안기술을 전수해 카지노 칩 관리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GKL은 새로 개발할 카지노 칩에 조폐공사의 입체보안 기술과 특수감응 물질을 넣어 위조를 막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용만 조폐공사 사장은 종이지폐의 사용 빈도가 줄어드는 추세에 발맞춰 화폐 제조 기술의 새로운 활용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화폐 위변조 방지 기술 등을 새로운 산업과 연계해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조 사장은 10월 위변조 방지 보안 기술 설명회를 열고 조폐공사의 보안 기술을 커피 전문점, 블록체인,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의 종사자들에게 소개했다.
조 사장은 “화폐나 주민증 등 국가 필수 제품을 만들면서 개발한 첨단 위변조 방지 기술을 다른 산업에도 활용하면 가짜가 없는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설명회에서 공개한 보안 기술을 중소기업들에 개방해 기업 매출과 일자리를 늘리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화폐 제조에서 쌓아온 위변조 방지 기술을 민간기업에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덕에 공기업 가운데 드물게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주력사업인 화폐부문에서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표, 우표 등 화폐와 비슷한 제품 사업도 위축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조폐공사의 영업이익은 2014년 57억3500만 원에서, 2015년 70억9천만 원, 2016년 90억2500만 원, 2018년 130억6200만 원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차입금 의존도도 매우 낮아 부채비율은 2016년 0.86%에 불과했고, 2017년 부채비율은 0%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