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 회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손잡지 않고 호반건설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구성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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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
김 회장은 호반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 지분 전량을 매도했다.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인수 참여가 보유지분 가치를 올리는 데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중견기업 3곳과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우량 중견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의 계열사인 광주방송 주주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당초 호반건설의 자금력이 풍부해 단독으로 금호산업을 인수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호반건설은 지난달 25일 금호산업 인수의향서를 ‘호반건설 컨소시엄’의 이름으로 제출했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입찰 최고가를 써낸다 해도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이 입찰가액으로 지분인수를 받아들이면 금호산업은 박 회장에게 넘어간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이 자금력을 강화해 박 회장을 따돌리려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써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박 회장과 손을 잡을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호반건설은 채권단에 박 회장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과 협력이 아닌 경쟁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호반건설은 인수의향서를 내기 전까지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 지분 4.95%를 전량 매각했다. 보유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인수전 참여라는 의혹을 씻어내기 위해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금호산업 지분을 보유하고 인수전에 참여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지분을 매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 254억 원에 금호산업 지분을 획득했다. 금호산업 인수전이 본격화하면서 금호산업 주가가 지난해 대비 상승해 호반건설은 적지 않은 차익을 거뒀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 매각으로 얻은 차익은 투자금보다 많은 28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호반건설은 재무상황에서 박삼구 회장보다 유리하다. 호반건설은 풍부한 유동성에 지분매각으로 현금을 추가확보하면서 인수전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호반건설은 부채비율 16%로 건설업계 평균 부채비율 200~300%보다 현저하게 낮다. 16%의 부채비율은 사실상 무차입경영으로 차입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차입금을 다소 끌어모은다 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김 회장이 3곳의 중견기업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호반건설이 1조 원으로 예상되는 금호산업 인수자금을 동원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