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KAI 수리온 첫 수출 광폭행보, UAE 6천억 이라크 1.1조 계약 임박

강구영 KAI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수리온 수출에서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회전익(헬기) 첫 수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강 사장은 올해 전년보다 2배 넘는 완제기 수출 수주 목표를 세웠다. 올해 다목적 경전투기 FA-50에 수리온 헬기를 수출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며,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는 다음달 육군 KUH-1(수리온) 기동헬기 양산사업을 종료하고, 마지막 기체를 육군에 인도한다.

올해 군 전력화 11주년을 맞은 수리온은 2010년 말 초도 양산 계약을 시작으로 지금껏 4회차에 걸쳐 220대가 생산됐다.

KAI는 앞으로도 해군과 관용 수요에 맞춰 수리온의 파생 기체 등의 생산을 지속하지만, 다음달 육군 양산사업이 종료됨으로써 수리온에 대한 내수 수요는 거의 마무리가 된다.

이에 강 사장은 최근 수리온을 통한 첫 헬기 완제기 수출 달성을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 사장은 지난 3월20일 KAI 서울사무소를 방문한 타벳 모하메드 사이에드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부 장관을 만나 수리온 이라크 수출 계약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같은달 초에는 이라크 고위 관계자들이 방한해 수도권에서 경남 사천 KAI 본사까지 수리온을 타고 이동한 뒤, 수리온 계열의 중형 헬기 '흰수리'를 직접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강 사장은 지난달 '2024 이라크 방산전시회'에 참가해 이라크 국방장관과 이라크 국방위원들에게 수리온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강구영 KAI 수리온 첫 수출 광폭행보, UAE 6천억 이라크 1.1조 계약 임박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4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열린 '2024 이라크 방산전시회'에 참석해 타벳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장관 및 이라크 국방위원들에게 KUH(수리온)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아랍에미리트(UAE)는 유력한 수리온 첫 수출 대상국으로 꼽힌다.

KAI는 작년 11월 UAE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에어쇼에서 UAE와 수리온 수출기본형 시제기(KUH-1E) 수출 협상을 진행했다. UAE 측은 모든 장비에 대한 여러 단계 테스트를 완료한 뒤 구매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이달 중 방한을 앞두고 있어, 곧 수리온 수출이 확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앞서 무함마드 UAE 대통령은 작년 1월 UAE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 자국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한국의 전략적 분야에 300억 달러(약 41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KAI의 첫 헬기 부문 수출 계약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월 중순 UAE 대통령 방한 시점에 약 6천억 원 규모의 헬기 수주 가능성이 높다"며 "6월 중 이라크로의 약 1조1천억 원 규모 헬기 계약 체결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KUH-1E는 수리온 헬기의 수출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회사가 자체 투자를 통해 개발한 헬기로, 수출국 요구에 맞춰 수송 임무와 공격 임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헬기다.

미국 가민(GARMIN)의 최첨단 항전시스템 'G5000H'를 탑재해 통합형 터치패드 컨트롤러가 적용됐다. 항공기 외부에 무장과 외부 보조연료탱크를 장착할 수 있도록 기체를 보강하고, 내부에 신규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강 사장은 올해 신규 수주액 목표를 작년보다 27.6% 늘어난 5조9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기존 연간 3조~4조 원대 신규 수주액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6조 원에 가까운 수주를 통해 빠른 외형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완제기 수출 수주를 배 넘게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는 올해 신규 수주 가운데 완제기 수출에서 작년보다 144.6% 증가한 3조368억 원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앞서 강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직후인 2022년 9월 폴란드 군비청과 경공격기 FA-50 48대 수출 이행 계약을 맺으며, 첫 유럽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계약규모는 30억 달러(약 4조 원)로 회사 설립 뒤 역대 최대 기록이다.

회사는 또 작년 말 폴란드와 수출계약 체결 1년3개월 만에 폴란드 수출형 FA-50GF(갭필러) 12대 납품을 완료했다. 나머지 36대는 폴란드 공군의 요구를 반영해 FA-50PL(폴란드) 형상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납품한다.

강 사장은 지난달 이라크 방산 전시회에서 "K-방산에 대한 중동 각국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구체화되고 있다"며 "특히 고정익과 회전익, 미래 항공우주 플랫폼 등 종합 포트폴리오를 갖춘 KAI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 마케팅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