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가기 위한 수순을 밟는다. 회사가 경영 정상화 작업에 돌입한지 5개월 만이다.
한국GM 노조는 회사 측의 법인 분리 결정에 반발해 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을 내기로 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노조는 15~16일 쟁의행위에 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찬성이 가결되고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파업 등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의 이런 움직임은 한국GM 이사회가 연구·개발(R&D)법인을 분리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GM은 7월부터 부평의 연구개발본부와 디자인센터를 묶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법인 분리가 앞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기 위한 초석이라며 연구개발과 생산, 판매, 정비부품 등의 부문을 지금처럼 단일한 법인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GM은 4일 이사회를 열어 연구개발법인 설립안을 통과시켰고 19일 주주총회에서 이를 안건으로 올린다.
한국GM의 2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을 밝혔지만 이사회가 GM 측 7명, 산업은행 측 3명으로 구성돼 있어 안건이 통과됐다. 산업은행은 주총이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에 가처분신청도 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당초 이와 관련해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법인 분리 문제가 현재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은 “29일 열리는 종합감사 때 카젬 사장의 증인 출석을 다시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