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들이는 시설 투자 규모를 당분간 줄여 업황을 유지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의 투자 감소로 반도체업황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면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10일 시장분석지 마켓리얼리스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해 시설 투자를 줄여 출하량 증가폭을 낮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반도체기업들이 출하량을 늘리면 가격이 크게 떨어져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마켓리얼리스트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격 유지에 힘쓴다면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경쟁사도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내년에 D램 공급 증가율을 수요 증가율보다 소폭 밑도는 수준으로 유지해 수요와 공급 균형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19년에 실적을 D램 등 반도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공급 경쟁을 이끄는 전략을 쓸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세계 D램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전략 변화가 전체 업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D램사업의 이익을 수성하려 하는 시장환경에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며 "SK하이닉스도 견조한 수익성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1조1310억 원, 영업이익 16조683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추정치보다 영업이익이 26% 줄어드는 수치지만 영업이익률은 4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