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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멘토기업 프라이머, 권도균의 창업 성공원칙

김수진 기자 ksj01@businesspost.co.kr 2015-02-06 10: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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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멘토기업 프라이머, 권도균의 창업 성공원칙  
▲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의 대표적 멘토로 꼽힌다.

스타트업이 3만 개에 이른다.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대폭 늘었다.

프라이머는 막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 창업 가이드라인을 알려주고 초기 자금을 지원해준다.

권도균 대표는 1997년 이니텍과 이니시스를 설립해 2008년 당시 최고의 가치로 매각했다. 그래서 벤처의 전설로 불린다.

권 대표는 이니시스를 매각해 얻은 자산으로 프라이머를 설립해 스타트업 양성에 온힘을 쏟고 있다.

권 대표가 후배 창업가들에게 가르치는 창업 원칙은 무엇일까?

◆ 스타트업의 멘토, 프라이머

프라이머는 한국의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이 후배 창업자들을 돕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권도균 대표를 비롯해 이재웅 전 다음 창업주, 이택경 전 다음 CTO, 송영길 엔컴퓨팀 대표,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 등이 함께 했다.

그동안 온오프믹스, 마이리얼트립, 퀵켓(번개장터), 스타일쉐어 등이 프라이머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받고 성장했다.

인큐베이팅은 창업팀에게 초기자금을 지원하고, 스타트업경영을 도와주는 활동을 말한다. 프라이머는 설립 초기에 스타트업이 첫 번째 제품을 만들고 마케팅할 수 있도록 2천만 원을 지원했다. 지금은 투자금액을 1억 원까지 올렸다.

프라이머는 4년 동안 27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65% 정도가 기관투자자로부터 2차, 3차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모바일 중고장터 앱인 번개장터는 2013년 100억 원대에 네이버에 인수됐다. 디자인 소프트웨어회사인 위트스튜디오는 지난해 라인플러스에 인수됐다. 27개사 가운데 문을 닫은 곳은 2곳에 불과하다.

권 대표는 후배 창업가들을 발굴하고 교육하기 위해 대학에서 창업 세미나를 개최하고 즉석으로 멘토링하기도 한다.

권 대표는 창업인턴십인 ‘엔턴십(Enternship)’도 진행한다. 엔턴십은 8단계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는데 지원한 팀들은 2개월 동안 창업교육을 받는다.

권 대표는 “이제 안정된 직장은 없고 스타트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며 “프라이머는 조만간 직장에 있으면서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수학교육 스타트업 노리의 김서준 부대표는 “예전에 성공한 많은 창업자들이 벤처 생태계를 위해 후배를 양성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라며 “권도균 대표와 같은 멘토가 많아질수록 창업은 돈이 많거나 독특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취업과 같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권도균의 스타트업 원칙

권 대표은 창업을 통해 깨달은 원칙들을 후배 창업가들에게 전수한다. 권 대표는 이런 원칙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데 적용한다.

  스타트업 멘토기업 프라이머, 권도균의 창업 성공원칙  
▲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권 대표의 스타트업 원칙은 평범하다. 그의 창업 원칙은 한마디로 본질과 경영으로 귀결된다. 권 대표는 늘 돈보다 경영, 재능보다 진정성, 경험보다 원칙을 강조한다.

권 대표는 “항상 부족한 자원과 불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지식과 지혜가 경영”이라며 “대부분의 실패는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경영이 미숙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업을 시작할 때 무엇보다 개인의 문제의식과 그것을 해결하려는 고민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즉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진정성, 자기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그냥 이 사업 아이템에 관심이 있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면 참을 수 없는 관심의 얄팍함이 느껴진다”며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을 만나면 자기 자신의 철학과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은 스타일쉐어의 윤자영 대표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권 대표는 “패션얘기를 많이 들어왔지만 사실 다 똑같다”며 “그런데 윤자영 대표는 아주 미묘한 생각의 차이와 관점이 있었는데 오랜 관심과 고뇌 속에서 나온 생각들이었다”라고 말했다.

윤자영 대표는 길거리를 지나다 세련된 옷차림을 한 사람을 보면 어떤 브랜드 옷인지, 얼마인지가 궁금했다. 이런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면 어떨까하는 고민 끝에 스타일쉐어를 만들었다.

스타일쉐어는 일반인들이 직접 착용한 옷, 액세서리 등의 콘텐츠를 PC나 모바일을 통해 공유할 수 있는 SNS서비스다. 페이스북과 같이 ‘좋아요’ 기능과 트위터처럼 ‘팔로어’ 기능이 있다.

스타일쉐어는 2011년 9월 탄생한 이후 현재 국내 14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스타일쉐어는 일본과 중국에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권 대표는 인생도 마찬가지지만 창업에도 원칙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업의 원칙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해 주는 것”라고 정의한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시작할 때 사업의 원칙에 집중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투자를 많이 받을까, 어떻게 하면 고객을 많이 모을까를 생각한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스타트업 멘토기업 프라이머, 권도균의 창업 성공원칙  
▲ 지난해 12월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15분'에 출연해 스타트업 경영에 대해 얘기했다.

◆ 이니시스의 창업자 권도균


권도균 대표가 처음부터 창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1986년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기아자동차, 데이콤에 입사해 11년 동안 컴퓨터프로그래머로 일했다.

그는 1997년 10년 동안 일했던 데이콤의 종합연구소를 박차고 나왔다. 당시 권 대표의 나이는 35세였다. 결혼 4년차에 첫 아이가 4살, 둘째 아이는 부인 뱃속에 있었다.

권 대표는 당시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봤지만 빚만 지지 않는다면 사업이 망하더라도 프로그래머로 어느 회사든 다시 입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렇게 마지노선을 정해놓고 보니 오히려 마음은 편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퇴직금과 전세금을 모으고 데이콤에서 받은 우리사주를 팔아 약 1억 원의 종잣돈을 만들었다. 1997년 보안업체 이니텍을, 1998년 전자지불업체 이니시스를 설립했다.

권 대표는 1994년 인터넷을 처음 접한 뒤 전자상거래와 전자지불 인프라에 관심을 품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에서도 전자상거래가 막 시작하던 단계로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가 공동으로 개발한 ‘셋(SET)’이라는 전자지불 기술이 표준처럼 사용됐다.

권 대표는 이 기술은 너무 복잡해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편리하면서도 보안성이 높은 전자지불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니시스의 ‘이니페이(INIpay)’ 서비스다. 이 기술은 2001년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면서 지금도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권 대표는 이니텍을 2001년, 이니시스는 2002년에 코스닥에 등록시켰다.

권 대표는 “이니페이는 표준기술이 아님에도 시장장악에 성공했다”며 “내가 예측한 대로 시장이 흘러가고 내가 만든 기술을 이용자들이 아껴줄 때 사업할 맛이 난다”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2008년 이니텍과 이니시스를 떠났다. 그는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전문경영인이 맡는 게 옳다고 봤다.

그는 이니텍을 리노스에, 이니시스는 미국계 펀드인 비시스 캐피탈 마스터 펀드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이니텍과 이니시스의 가치는 당시 3300억 원을 기록해 투자회수금액(Exit) 가운데 최고금액을 기록했다.

권 대표는 “임직원이 1천 명이나 되면서 회사경영에 흥미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점차 몸은 편해졌지만 스스로 나의 미래를 상상했을 때 그다지 존경스러운 모습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회사를 매각한 뒤 바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1년 동안 UC버클리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권 대표는 2009년 9월 한국으로 돌아와 2010년 스타트업의 멘토링 역할을 하는 프라이머를 설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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