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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지주, 은행이 보유한 고객 빅데이터 활용에 눈을 뜨다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8-08-03 12: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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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데이터’를 핵심 자산으로 파악하고 이를 전담하는 조직과 인력을 강화해 경쟁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해외 선진국 은행들이 오래 전부터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파악해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은행들은 걸음마 단계인 만큼 디지털 금융의 원천이 되는 데이터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지주, 은행이 보유한 고객 빅데이터 활용에 눈을 뜨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5월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D.CAMP 커뮤니티 라운지에서 열린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간담회'에서 ‘금융분야 데이터 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우리은행 등은 보유하고 있는 고객 정보와 금융 데이터의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6년 4월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빅데이터센터를 열어 ‘데이터 관리’를 시작한 은행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15년 넘게 근무한 김철기 금융연구원 교수가 영입돼 신한은행의 빅데이터센터를 이끌고 있는데 다른 분야와 협업을 늘려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데까지 빅데이터 활용법을 발전시켰다.  

하나금융지주는 ‘디지털 혁신기술 전담조직’ 안에 데이터만을 따로 관리하는 ‘데이터 전담조직’을 최근 만들었다. 2018년 초 영입된 김정한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이 총책임을 맡고 있다.  

우리은행은 6월 황원철 HP 아태지역 금융서비스 컨설턴트를 디지털금융 최고책임자(CDO)로 영입하면서 빅데이터센터를 함께 신설했다.

NH농협은행은 금융업계와 유통업계에서 고객관계관리(CRM) 일을 해온 이상엽 NH농협은행 빅데이터전략단장이 발탁돼 NH농협은행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는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인식이 부족해 지금까지 개인정보의 보안만 강조하고 정보활용에 철저한 제한을 두고 있었는데 최근 금융당국도 빅테이터의 중요성을 깨닫고 정책을 바꾸기 시작해 금융지주사들이 데이터 관리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하반기 ‘금융 클라우드 이용 확대 방안’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금융회사들이 내년부터 고객 개인신용정보와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 클라우드란 온라인에 자료를 저장해 사용자가 필요한 자료나 소프트웨어 등을 언제, 어디서든 이용하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금융회사가 개인신용정보와 고유식별정보를 제외한 ‘비중요 정보’만 클라우드에 저장하도록 제한해 왔다.  

금융회사가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해 새 상품을 개발하고 싶어도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됨에 따라 금융위가 규제를 풀기로 한 것이다. 

최근 국내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정비해놓은 조직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광수 NH금융지주 회장은 7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직원들이 데이터를 쉽게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 등 전문가를 적극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통합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은행들은 데이터 활용에 이제 막 발걸음을 떼고 있지만 해외 선진국 은행들은 이미 데이터 관리에 앞서가 있다. 정보보안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객의 신용평가나 담보가치 측정 등 리스크 관리에 다양한 정보들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JP모간체이스는 담보로 잡은 부동산의 적절한 매각가격을 측정하는 데 데이터를 사용한다. 부동산시장 상황을 지역별로 분석해 매각 가능한 가격을 실시간으로 쉽게 산정하는 만큼 채무자가 지급 불능에 빠지기 전에 부동산을 매각할 수 있다. 

독일의 크레디테크(Kreditech)는 기존 은행거래 정보 외 페이스북과 이베이, 아마존 등에서 활동하는 고객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대출 여부를 판단한다. 예를 들면 맞춤법을 틀리지 않는 대출자가 상대적으로 연체를 덜 한다는 빅데이터 분석을 도출해 신용평가 모델의 변수로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오래 전부터 운영해온 곳에서는 신용평가의 절차와 시간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12년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해 2017년 기준으로 빅데이터 1천만 건의 모기지론의 채무불이행 확률을 계산하는데 과거 96시간이 걸렸던 것을 불과 4시간만에 해결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대출계좌 40만 건의 신용평가점수를 산출하는 데 드는 시간도 3시간에서 10분으로 크게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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