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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떠날 SK증권,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자격 얻어 '가뭄의 단비'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8-06-17 02: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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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이 중소기업 특화(중기 특화) 증권사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투자금융(IB)사업에서 새 활로를 모색하게 됐다.

SK증권은 공정거래법상 SK그룹으로부터 떨어져 나와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중기 특화사업으로 SK그룹 계열사 의존도가 높았던 기존 투자금융 사업구조를 대체하고 새로운 성장발판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떠날 SK증권,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자격 얻어 '가뭄의 단비'
▲  김신 SK증권 사장.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SK증권은 2016년 중기 특화 증권사제도가 처음 시행될 때부터 관심을 보이며 중기 특화사업을 신청했지만 당시에는 고배를 마셨고 2년 뒤 뒤늦게 자격을 취득하게 됐다.

중기특화 증권사란 투자금융사업을 통해 중소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과 성장을 지원하도록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증권사를 말한다.

금융위는 2018년 4월 중기 특화 증권사 1기를 마치고 새롭게 2기를 꾸리면서 기존 중기 특화 증권사였던 KTB투자증권을 제외하고 SK증권을 포함시켰다. 

SK증권은 투자금융부문이 주력사업으로 꼽힌다.

SK증권은 2017년 투자금융부문에서 212억8700만 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둬 2016년보다 2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SK증권의 투자금융사업은 사실상 SK그룹에 많은 부분을 의존해 왔다.  

SK증권은 회사채, 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발행을 주관하는 업무인 채권발행시장(DCM)부문의 강자로 평가받는데 SK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을 주로 맡으며 실적을 쌓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SK증권은 2018년 1분기에도 1조7448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인수해 채권발행시장부문 4위에 올랐다.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굵직한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SK증권은 4월에 1500억 원 규모의 SK건설 회사채를 인수했고 3월에는 SK텔레콤 회사채 2천억 원어치를 매입하면서 SK텔레콤의 머니마켓펀드(MMF) 등 1500억 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도 운용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2월에는 1200억 원 규모의 SK머티리얼즈 회사채를 인수했다.

하지만 SK증권은 SK그룹에서 분리될 운명에 처해 있는 만큼 채권발행시장부문 이외의 강점을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지적돼 왔다.

2015년 8월 SK와 SKC&C가 합병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서 공정거래법에 따라 SK는 2017년 8월2일까지 보유하고 있는 SK증권 지분을 팔아야 했다. 매각 지연으로 과징금도 물었으나 아직까지 지분 정리를 못했다.

케이프컨소시엄이 SK증권을 인수하려 했으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걸려 무산됐고 현재  J&W파트너스가 SK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2017년 7월 SK증권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올린 뒤 2018년 3월에도 신용등급 전망 ‘하향검토’ 의견을 냈다. SK증권이 SK그룹을 떠나면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시점에 SK증권이 중기 특화 증권사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 성장 지원을 독려하고 중기 특화 증권사제도도 계속 정비되고 있어 중소형 증권사로서 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SK증권이 중기특화 증권사에 특화된 역량을 발휘해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증권은 2016년 중기 특화 증권사 1기 신청을 할 때 모회사 SK그룹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소기업 도우미 역할을 이미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2015년부터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SK증권은 우수한 중소·중견기업의 발굴·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 사모투자펀드(PEF)를 설립·운용했고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착안해 해외 진출 지원 목적의 펀드도 조성했다. 

SK증권은 2015년에는 KDB산업은행이 주관하는 프로젝트 사모투자펀드 출자사업의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금융위가 중기 특화 증권사 2기부터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가 중기 특화 증권사를 중개회사로 이용하면 운용사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기 때문에 SK증권의 세컨더리 펀드 운용의 경험은 매력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컨더리 펀드란 벤처캐피털이 보유하고 있는 벤처 주식을 매입한 뒤 수익을 내는 펀드로 벤처캐피털의 투자자금 회수를 돕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금융위는 또 중기 특화 증권사 가운데 3곳을 ‘코스닥기업 분석 보고서 발간사업자’로 선정하기로 했는데 SK증권이 관련 역량을 충분히 지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SK증권은 코스닥기업 가운데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스몰캡 전담 인력이 6명으로 중기 특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다. 2018년 들어와 71건의 스몰캡 보고서를 발간했고 앞으로 보고서 발간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SK증권이 중기 특화 증권사 선정과 맞물려 7년 만에 기업공개(IPO)를 단독 주관하는 호재도 맞았다. SK증권은 유전체 분석 서비스업체 ‘이원다이애그노믹스’의 기업공개 주관을 맡기로 하고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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