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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무역전쟁 격화하면 한국 반도체 석유화학 타격 불가피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4-06 1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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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본격적으로 벌이면 한국도 반도체와 석유화학분야 등에서 수출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구도가 앞으로 최소 2개월 동안 이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수출 중심 국가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중국 무역전쟁 격화하면 한국 반도체 석유화학 타격 불가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과 중국의 분쟁을 촉발한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 관련 절차가 5월 중순까지 이어지는데 그동안 두 국가의 무역전쟁에 관련된 변수가 계속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무역법 301조는 대통령이 불공정무역을 한 국가를 대상으로 징벌적 관세 부과나 수입 제한 등 광범위한 무역 보복조치를 직권으로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월22일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결과를 적용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25%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 뒤 미국과 중국은 상대 국가에서 수입한 품목들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는 보복조치를 주고받으면서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두 국가가 앞으로도 무역통상 전면에서 계속 부딪친다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비중이 높은 한국 수출기업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2017년 기준 수출액의 75.1%를 중국에서 냈다. 이런 중국 수출액 가운데 68.7%를 중간재에서 거뒀다.

중국은 한국 등에서 수입한 중간재를 가공해 만든 완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 중국 상품의 수입을 줄인다면 한국 수출액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특히 반도체업종은 중국의 수출 비중이 높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 중국에 920억 달러 규모의 중간재를 수출했는데 반도체 등 전자직접회로의 비중이 22.8%(201억 달러)로 가장 높았다. 

반도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지 않고 합의에 이르더라도 수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꼽힌다. 

한국무역협회는 중국에서 미국산 반도체의 수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합의한다면 한국 반도체의 중국 수출액이 2017년보다 6.1%(40억 달러) 정도 줄어들 수 있다고 바라봤다. 

석유화학과 플라스틱 관련 중간재도 중국 제조회사들에서 주로 수입해 가는 만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될수록 수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업종으로 꼽힌다. 

국내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을 2017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중국의 비중이 47.3%에 이른다. 플라스틱 관련 주요 원재료인 에틸렌은 전체 수출액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내고 있다. 

그밖에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 등 전자기기 관련 업종과 자동차부품 등도 중국에 중간재로서 수출되는 비중이 높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분야로 꼽혔다.

반면 수송기계 등 기계와 관련된 업종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지속되면 오히려 미국 수출의 증가로 긍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이 전체 산출량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에서 들여오던 중간재의 감소분을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는 과정에서 한국산 중간재의 미국 수출액이 늘어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기계와 관련된 분야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영향으로 줄어드는 중국 수출액보다 늘어나는 미국 수출액이 더 많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한국에 미칠 영향은 단순 수출액보다 개별 국가에서 쓰는 중간재의 비중과 금액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전자기기 관련 업종은 손해를 보지만 기계기기 관련 업종은 긍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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