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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나온 개인정보 활용법안, '개인정보 보호' 벽 넘기 쉽지 않아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8-03-21 17: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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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의 중요한 자원인 개인정보 활용폭을 넓히려는 정책 논의가 활발하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도 여전히 높아 개인정보 활용 추진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나온 개인정보 활용법안, '개인정보 보호' 벽 넘기 쉽지 않아
▲ 김정우·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21일 국회에 따르면 비식별 개인정보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정보 주체 등 개인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대신 개인정보 오남용에 과징금과 징벌적 손해배상 등 사후규제를 강화했다.

김 의원은 “개인정보 활용과 보호 사이 조화를 어떻게 이뤄갈지는 어렵고도 중요한 문제”라며 “비식별정보 활용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비식별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생성하는 행위에 책임을 지도록 규정해 개인정보 활용과 보호를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은 5일 나란히 가명처리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진 의원안은 가명 개인정보를 학술연구 및 통계 작성 등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오 의원안도 가명 개인정보 활용 및 관리에 관련된 사항을 규정했고 가명정보가 아닌 익명정보는 법의 적용대상이 아님도 명시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미 2017년 5월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를 정의하고 관리방안을 규정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원내 주요 3당이 모두 비식별 개인정보 활용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을 내놓은 셈이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2016년 6월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한 데다 재식별 가능성 등이 문제가 되면서 개인정보 활용을 촉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2월 제2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을 통해 개인정보 관련 법적 개념과 용어를 정비하는 등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산업 활성화를 위해 개인정보 활용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신데이터산업 육성방안’에서 비식별 정보를 개인정보보호 규제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비식별 개인정보의 거래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활용 논리에 맞서 개인정보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잊을만 하면 한번씩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하는데다 비식별 개인정보의 재식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일 금융위원회의 데이터산업 육성방안과 관련해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공유와 활용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실련은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가명정보 및 익명정보의 활용 조건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는데 금융위가 비식별조치만 하면 자유롭게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한다고 비판하며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미국에서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경각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 때 데이터분석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에서 확보한 5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해 트럼프 대선 캠프에 전달한 사실이 최근 뉴욕타임스 등을 통해 드러났다.

이에 따라 마크 저커버그 CEO의 의회 소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페이스북 주가는 이틀 만에 9% 이상 급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마련한 헌법 개정안에도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개헌안이 통과되면 기업과 정부의 개인정보 활용 시도가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청와대가 20일 발표한 개헌안에 따르면 기본권으로 정보기본권이 신설된다. 여기에는 알 권리와 함께 개인정보를 열람하고 수정·삭제할 수 있는 자기정보 통제권이 포함됐다. 정보독점과 격차를 막도록 국가가 노력할 의무도 마련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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