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현재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 등 주요 유통 계열사가 보유한 상품 정보와 카테고리 분류 체계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여러 계열사에서 각각의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며 “각각의 온라인 사이트를 무조건 통합하기보다 일단 데이터베이스, 온라인 모듈 등 백오피부분에 대한 통합 운영을 통해 효율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다양한 채널을 보유한 롯데그룹의 강점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옴니채널을 강조하고 있는데 옴니채널을 위해서라도 온라인사업 강화는 필수적이다.
옴니채널(Omni-Channel)쇼핑이란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쇼핑체계를 말한다.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구경하고 물건을 고르고 온라인에서 주문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가 온라인을 통해 내고 있는 매출 규모는 모두 합쳐 7~8조 원가량에 이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기준으로 2조 원에 그쳐 아직 규모 차이가 적지 않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조만간 이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합병해 하나의 법인으로 만들기로 했는데 이 신설법인에 1조 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신세계그룹은 이를 통해 현재 2조 원 규모의 온라인사업 규모를 2023년까지 지금의 5배 수준인 10조 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그룹의 이번 발표를 놓고 “대규모 신규 투자로 기존에 갖추고 있던 협상력과 물류망에 더해 경쟁우위가 더 확고해질 것”이라며 “이는 신규상품 개발 여력이 확대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여 연구원은 “우리나라 소매업도 해외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쇼핑이 성장을 주도하는 반면 정작 투자할 상장 유통사는 찾기 어려웠다”며 “이제 이마트가 답”이라고 파악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직접 지난해 온라인사업과 관련한 ‘깜짝발표’가 있다고 기자들 앞에서 밝힐 정도로 온라인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사업은 2010년에 신세계그룹에 합류한 최우정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데 정 부회장이 최 부사장에거 전권을 맡기고 확실하게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사장은 처음 입사할 당시 상무로 영입됐으나 지난해 12월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부사장은 2003년부터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사, 뉴커머스부문장을 지내고 디앤샵이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분할하던 2006년부터 디앤샵 대표를 맡았다. 10년 넘게 전자상거래부문에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통한다.
반면 롯데그룹에서 온라인사업은 다른 현안에 치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체 규모가 워낙 큰 데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자제품, 홈쇼핑 등 고객층이 다른 다양한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 차원의 통합 온라인전략을 짜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유통사업이 주력인 신세계그룹과 달리 롯데그룹에서 유통사업이 차지하는 무게감이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은 롯데닷컴, 엘롯데(롯데백화점), 롯데아이몰(롯데홈쇼핑), 롯데마트몰, 롯데하이마트몰, 롯데슈퍼몰, 롯데인터넷면세점 등 모두 7곳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2년 전부터 SSG닷컴에 대응하는 그룹 내 통합 온라인몰 신설을 검토해왔으나 이 계획을 접었다. 통합했을 때 시너지가 생각보다 크지 않으며 통합을 위해 들이는 시간과 비용도 너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의욕적으로 11번가 인수도 추진했으나 이마저 무산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