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북방정책에서 극동개발을 강조하면서 공기업의 역할이 다시 부각하고 있다.

극동개발사업은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가스공사 한전 코레일, 문재인의 극동개발에 사업확대 기회잡아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12일 공기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9개 다리(나인브릿지)’를 놓자는 구체적인 극동개발 전략을 제시하면서 이와 관련한 공기업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등 9개 협력사업을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9개의 다리로 선정하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등은 대표적인 국가기간산업으로 국내에서 한국가스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공기업은 정부조직보다 유연하고 민간부문보다 공익적인 관점에서 대규모 투자를 장기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 신북방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맞춰 관련 공기업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완기 한국가스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동행해 러시아 국영가스기업인 가즈프롬 등과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북한을 거쳐 들여오는 남북러 가스관사업의 재추진을 논의했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동방경제포럼이 열린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사할린주정부, 오로라항공과 각각 양해각서를 맺고 극동지역 공항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 항공산업은 문 대통령이 구상한 9개 다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교류확대에 이바지해 극동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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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오른쪽)이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에서 올레그 코제먀코 사할린주지사와 사할린지역 공항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재홍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도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국내기업의 극동지역 진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러시아 전략기획청, 동방경제포럼 주관사인 로스콘그레스와 경제협력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극동개발의 성공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근원적인 해법”이라며 “한국과 러시아 양국이 힘을 합쳐 협력할 수 있는 사업들은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북방경제협력 전담기구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해 극동개발사업 추진에 무게를 실었다.

극동개발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인 만큼 공기업 입장에서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한데 극동개발사업은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사업진행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가스공사와 철도공사 등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지속적으로 극동개발사업을 추진하며 역할이 부각됐으나 북한과 관계변화 등으로 여러 차례 사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다.

박근혜 정부도 2013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기치로 내걸고 경제협력을 통한 한반도 긴장완화를 추진했지만 북한관계를 풀지 못해 한국과 러시아 사이의 경제협력은 진전되지 못했다.

공기업들이 정부와 의견교환을 통해 발생가능한 여러 시나리오를 충분히 검토한 뒤 안정적인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