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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전자, 오너 지배력 안정적인데 왜 지주사 전환할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7-14 13: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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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전업체 쿠쿠전자가 안정적인 경영구조를 갖췄지만 지주사전환과 사업분할을 결정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쿠쿠전자는 최근 급성장하는 렌탈사업을 주력으로 키우기 위해 사업부문별로 독립경영체제를 갖춰내며 전문성과 성장가능성을 더 높이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쿠쿠전자, 오너 지배력 안정적인데 왜 지주사 전환할까  
▲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
향후 지주사 중심의 경영체제가 자리잡으면 안정적인 전기밥솥사업 실적과 자금여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 등 적극적인 신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14일 “쿠쿠전자는 렌탈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실적 안정성이 높아진 지금을 사업부문 분할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쿠쿠전자는 12월1일을 분할기일로 렌탈사업부문을 신규법인으로 인적분할, 전기밥솥 등 가전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며 투자사업부문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지배구조개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쿠쿠전자는 지주사전환의 주요목적을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경영안정성을 높이고 각 사업부문에 전문화된 독립경영체제를 갖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쿠쿠전자의 계열회사가 사회복지재단과 해외법인, 밥솥소재업체 엔탑 등에 그치고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5%를 넘어 경영권이 안정적인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1분기 말 기준으로 구본학 사장은 쿠쿠전자 지분 33.1%, 동생 구본진씨는 14.36%, 아버지인 구자신 회장은 9.32%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와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도 합치면 75.44%에 이른다.

오너일가의 높은 지분율로 경영권을 위협받을 가능성이 없는데다 이사회도 구 회장과 구 사장, 사외이사 3명으로 이루어져 지주사전환 등 주요결정도 주주 동의와 관계없이 이뤄질 수 있다.

쿠쿠전자는 2012년 구 사장과 구자신씨가 100%의 지분을 보유한 판매법인 쿠쿠홈시스와 합병하며 구 사장이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승계작업을 마무리했다. 구씨는 이후 30%에 가깝던 보유지분 절반을 매각했는데 향후 경영분쟁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양보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구씨는 지분매각으로 15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 독자적으로 사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다른 활동을 보이고 있지 않다. 과거 계열사 경영과 쿠쿠전자 이사회에도 참여했지만 지금은 뚜렷한 역할을 맡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쿠전자가 지주사로 전환한 뒤 구씨가 렌탈사업법인의 지분율을 높여 향후 계열분리 등 추가적인 승계작업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씨는 인적분할 뒤 지주사와 렌탈법인 지분을 각각 14.36%씩 확보하게 된다. 구본학 사장의 렌탈법인 지분 33.1%를 구씨가 사들이거나 지주사 지분을 주고 맞교환하면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법상 지주사가 현재 보유한 자사주(16.82%)만큼의 신설법인 신주를 배정받으면 지주사가 렌탈법인의 지분 33% 이상을 보유하게 돼 계열분리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구씨가 과거 지분매각으로 대량의 현금을 확보한데다 해마다 쿠쿠전자에서 수십억 원씩의 현금배당을 받고 있는 만큼 경영승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씨의 쿠쿠전자 지분가치는 약 2090억 원 규모로 국내 주식부호 100위권에 근접한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쿠쿠전자가 내놓은 설명과 같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고 렌탈사업을 가전사업과 분리할 경우 미래 성장동력 강화에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쿠쿠전자, 오너 지배력 안정적인데 왜 지주사 전환할까  
▲ 쿠쿠전자의 렌탈사업 주력상품인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김 연구원은 “렌탈사업법인 쿠쿠홈시스는 분할 뒤 해외 투자확대와 신사업 진출로 높은 성장을 추구하며 지주사는 적극적으로 인수합병 등 투자기회를 찾아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쿠전자는 과거 동양매직이 SK그룹에 매각되기 전 인수전에 뛰어든 적이 있다. 최근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검토중이라는 관측이 나온 적도 있다.

쿠쿠전자의 전기밥솥사업은 시장포화에 따른 수요둔화와 매출비중이 큰 중국의 무역보복 등 악재를 맞아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꾸준한 영업이익이 발생하고 재무구조도 안정적인 만큼 대규모 투자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

양지혜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쿠쿠전자의 렌탈사업이 꾸준한 제품군 확대와 해외진출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주사전환 효과로 성장전략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지주사는 향후 자회사를 관리하며 기업인수 등 투자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밥솥시장에서 지배력 유지와 신성장동력인 렌탈사업의 시장점유율 확대도 주요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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