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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언론 "삼성전자 50조 투자, 이재용 경영공백 불안 씻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7-05 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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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사업에 향후 5년 동안 계획된 공격적인 시설투자규모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모두 50조 원에 가까운 금액이 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로 부품사업의 업황변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성장기반을 갖춰내고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발생한 리더십 공백 우려도 잠재우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외국언론 "삼성전자 50조 투자, 이재용 경영공백 불안 씻어"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경제전문지 포천은 5일 “삼성전자가 글로벌 최대 반도체기업에 오르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을 더 확대하려는 공격적인 계획을 내놓았다”며 “여러 목표를 동시에 이뤄내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4일 평택 신규 반도체공장 가동식을 열고 향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에 계획된 투자규모를 공개했다. 2021년까지 평택공장에만 30조 원을 들이기로 했다.

또 기존의 화성사업장에 6조 원을 투자하며 중국 시안의 낸드플래시공장, 충남 아산의 디스플레이공장에도 증설투자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5년 동안 예정된 투자만 약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사업분야가 기존의 PC와 스마트폰 외에 전장부품과 서버, 사물인터넷 기기 등으로 확대되며 부품사업은 수년동안 강력한 호황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런 시장변화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올레드패널 등 주력부품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생산투자로 성장효과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요확대가 예상되는 미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시장을 준비하고 기술리더십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적극적인 신규투자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천은 삼성전자의 부품사업 투자확대가 이런 목표에 그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주요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해외보다 국내공장에 대부분의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시설투자로 2021년까지 약 44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천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기소되며 삼성전자 주주들이 리더십 공백을 우려하는 점도 이번 투자결정의 배경이라고 해석했다. 적어도 5년 뒤까지는 대규모 투자 등 주요 결정에 차질이 없다는 점을 확인해준 셈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현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이유로 꼽혔다. 삼성전자가 더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갖춰내면 중국의 진출의욕을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사업은 규모의 경제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많은 업체가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시설투자 결정으로 경쟁업체들이 수년 안에 따라잡기 사실상 불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시설투자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글로벌업체들이 일제히 생산증설에 나서며 공급과잉이 벌어질 경우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천은 삼성전자가 강력한 부품수요 성장을 기대해 공급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런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이라도 내다봤다.

  외국언론 "삼성전자 50조 투자, 이재용 경영공백 불안 씻어"  
▲ 삼성전자가 가동을 시작한 평택 신규 반도체공장.
특히 낸드플래시에 투자가 집중된 것은 글로벌 낸드플래시 2위업체인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에 차질을 빚어 사업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과 깊이 관련돼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도시바의 반도체 매각이 지연될 경우 삼성전자가 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들어맞았다”며 “투자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공급과잉이 벌어져도 삼성전자는 경쟁업체보다 타격을 더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자체 스마트폰과 전장부품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처를 마련할 수 있고 원가경쟁력도 높아 수익성이 크게 줄어도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반도체 등 특정 사업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한 위치에 놓였다고 판단해 사업전략을 선회하는 IT기업들도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로 경쟁업체와 격차를 대폭 벌리며 독보적 업체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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