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추경 편성으로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성장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야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국회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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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국무총리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일자리 추경안을 의결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11조2천억 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의결했다.
이 총리는 “일자리 추경은 새 정부의 가장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안건”이라며 “국무위원 여러분은 추경의 원만한 통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추경은 사상 첫 일자리 추경이다. 이전에도 추경에 실업대책이 일부 포함된 적은 있으나 전적으로 일자리만을 이유로 추경이 편성된 적은 없다.
정부는 추경으로 11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각각 0.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추경안을 7일 국회에 제출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야당에서 일자리 추경에 반대하고 있어 국회 통과가 수월하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추경은 서민경제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것이 돼야한다”며 “공공일자리를 주축으로 하는 추경에 반대”라고 말했다.
야당에서 내세우는 가장 큰 추경 반대논리는 일자리 추경이 국가재정법에 규정된 추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전쟁·대규모 재해 발생시, 경기침체·대량실업·남북관계 변화·경제협력 등 대내외 여건에 중대 변화가 발생했을 때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추경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난·재해, 남북관계 등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만 편성하도록 규정돼있다”며 “일자리 창출과 경기침체의 상관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대량실업 시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돼 있으니 일자리 추경이 요건을 충족한다고 해석한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5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가재정법상 대량실업의 경우 추경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며 “사실상 청년 실업자 수가 3개월 연속 120만 명이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추경요건을 만족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청년실업 상황이 추경 편성을 부르는 재난에 가깝다는 인식도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재난에 가까운 실업상태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응만으로 방치할 수 없다”며 강조했다.
야권은 이번 추경이 일회성이 아니라 향후 국가 재정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준다는 점도 지적한다. 이번 추경으로 1만2천 명의 공무원이 추가 채용될 경우 앞으로도 매년 그만큼의 인건비가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일 “이번 추경에는 국가공무원에 대한 교육훈련비만 반영돼 있지만 지방공무원을 포함한 1만2천 명 공무원에 들어가는 예산이 연간 5천억 원”이라며 “다음 정부까지 두고두고 부담을 전가할 경직성 예산을 추경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꼭 필요한 부분에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공무원 확충은 국민들 삶·생활과 밀접한 생명·안전·보건분야에서 이뤄진다”며 “지속가능한 일자리에 추경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섭 부위원장 역시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관한 업무, 국민들의 삶에 관한 공공서비스가 제대로 안 갖춰져 있다”며 “공무원 수가 너무 많아도 문제지만 너무 적은 것도 문제니 적정수준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일자리 추경안에 각 당의 대선 공통공약을 반영해 국회 통과를 위한 지렛대로 삼으려 한다. 이번 추경안에 포함된 육아휴직 급여인상,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취업성공패키지 확대 등은 지난 대선 때 야당에서도 나왔던 공약들이다.
장 실장은 “추경 사업에 각당 공통 대선공약을 최대한 반영하고 민원성 SOC 사업은 배제했다”며 “적자 부채를 늘리지 않는 규모로 추경을 편성했다는 점도 강조한다”고 국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