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가 국토교통부와 함께 쿠웨이트에 스마트도시 1호 수출에 성공했다.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은 그동안 스마트도시사업 확대에 힘써왔는데 해외진출로 부채감축의 새로운 활로를 마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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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
4일 업계에 따르면 토지주택공사는 쿠웨이트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압둘라)’에 분당지구 3배 규모(64.5㎢)의 스마트도시를 건설한다.
국토교통부는 3일 토지주택공사가 쿠웨이트 현지에서 쿠웨이트 주거복지청과 압둘라 신도시 마스터플랜 용역 총괄관리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토지주택공사는 도시설계전문가로 이뤄진 코리아컨소시엄을 구성해 앞으로 2년 동안 쿠웨이트 압둘라에 스마트도시를 설계하고 사업타당성을 검토한다.
2019년부터 쿠웨이트 주거복지청과 함께 특수목적회사(SPV)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스마트도시 건설에 들어간다.
국토교통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한국형 스마트도시의 첫 수출성과로 마스터플랜 용역비 등 설계예산만 433억 원, 본 사업예산은 4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중동국가들은 세계 평균보다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이 월등히 높아 도시수요가 많다”며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중동의 도시개발사업에서 우리기업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압둘라 신도시는 쿠웨이트 수도인 쿠웨이트시티에서 서쪽으로 30km 떨어진 지역으로 입지조건이 좋아 2만5천에서 4만 세대의 주택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쿠웨이트 정부가 압둘라 신도시와 연결되는 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을 부담하고 미분양된 택지와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돼 토지주택공사 등 국내기업의 사업위험성도 낮다.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은 “신도시 개발경험을 살려 쿠웨이트 국민들의 주거복지 향상과 국내기업의 중동지역 시장진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이 쿠웨이트와 한국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그동안 국토교통부와 함께 스마트도시사업 확대에 주력해 왔는데 이번 쿠웨이트 진출로 해외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3월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스마트도시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스마트도시법)’도 해외진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스마트도시법은 2008년부터 운영된 ‘유비쿼터스도시법’을 개정한 것으로 대규모 신도시(165만제곱미터 이상)에서 기성시가지로 사업대상의 확대, 스마트도시의 종합적인 지원과 해외진출지원 근거 등을 담고 있다.
스마트도시법의 국회 통과 이후 해외진출을 위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김경한 국토교통부 차관은 3월2일부터 12일까지 파나마, 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들을 돌며 스마트도시분야에서 협력을 강조했다. 스마트시티의 개도국 진출을 위해 세계은행(WB) 등 다자개발은행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임성남 외교부 차관도 3월27일부터 29일까지 인도를 방문해 스마트도시를 비롯 철도, 발전, 항만개발사업 등에서 인도 측의 지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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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가 지어지는 곳. |
박 사장이 그동안 국내에서 쌓아온 스마트도시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가속화할 바탕이 마련된 셈이다.
토지주택공사는 국내에서 세종행복도시, 경기도 화성 동탄2지구 등에서 스마트도시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부산시와 스마트도시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박 사장이 스마트도시사업의 해외진출에 가시적 성과를 이어갈 경우 토지주택공사의 부채문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지주택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부채 133조 원, 금융부채 83조 원을 지녀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박 사장은 최근 열린 ‘토지주택공사 2017년 기업설명회’에서 “2013년 106조 원에 이르던 금융부채를 현재 79조9천억 원까지 줄였다”며 “사업규모를 조정해 지출을 줄이고 사업방식을 다양화해 여러 자본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2~3년 안으로 금융부채 규모를 60조 원대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