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듀오' 목표는 삼성전자와 경쟁 아니다, 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가 진짜 승부

▲ 애플이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와 대결이 아닌 폴더블 기기의 대중화 자체를 가장 큰 과제로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아이폰 듀오' 홍보용 이미지. <애플>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 시리즈와 대결이 아닌 대중화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들이 판매중인 폴더블 스마트폰은 아직 틈새시장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애플은 이를 확실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애플 소비자들에게 2천 달러(약 268만 원)짜리 아이폰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일이 존 터너스 신임 CEO에 과제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출시 행사를 열고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넓은 화면을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형태의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사실상 개척하고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뛰어든 시장에 애플이 뒤늦게 진입하며 경쟁 판도를 바꿔내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 조사기관 IDC는 애플이 2026년 말까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약 44%, 2027년 말까지는 52%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플이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단숨에 시장 전체를 사실상 주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IDC는 로이터에도 “애플은 경쟁사들보다 늦게 폴더블 시장에 진출했지만 업계의 기준을 설정하고 다른 기업들이 비교당하는 입장에 놓이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샤오미 등 폴더블 스마트폰 선두 기업들은 갤럭시Z 폴드와 메이트XT 시리즈를 사실상 대표 제품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제품의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아직 소비자들의 수요가 본격화되지 않아 틈새시장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IDC의 집계를 보면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에서 폴더블이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그친다.

결국 블룸버그는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아이폰 듀오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폴더블 스마트폰을 주류 시장으로 만들어내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판매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넘어 고가의 아이폰 듀오를 애플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확실하게 자리잡도록 해야 하는 숙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애플 '아이폰 듀오' 목표는 삼성전자와 경쟁 아니다, 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가 진짜 승부

▲ 애플 '아이폰 듀오' 멀티태스킹 기능 홍보영상 일부. <애플>


아이폰 듀오의 미국 기준 판매가는 현재 아이폰 전체 평균 가격의 두 배 수준이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조사기관 PP포사이트는 “애플은 아이폰 듀오 출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사기관 스마트테크리서치도 아이폰 듀오의 성공이 애플에 스마트폰 이후의 주요 신사업을 찾아야만 한다는 부담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뉴욕포스트에 전했다.

PP포사이트는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앱과 콘텐츠 개발자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자체 앱스토어 및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둔다. 폴더블 스마트폰에 맞춰 새로운 앱이나 서비스, 게임 등의 출시가 활발해지면 추가로 성장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기존의 스마트폰보다 넓은 화면으로 영상을 보거나 글을 읽고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은 아이폰 듀오의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과 무게, 두께 등 아이폰 듀오의 단점을 감수할 만큼 큰 효용을 느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폴더블 제품의 판매량이 아직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2.2%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결국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필요성을 소비자들에 증명하는 일은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출시했을 때 이후로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폰 듀오는 미국에서 256GB 용량의 기본 모델 기준으로 1999달러부터 판매된다. 최고가인 2TB 모델의 가격은 3199달러(약 428만 원)다.

다만 뉴욕포스트는 애플이 시장의 예상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아이폰 듀오 판매가를 책정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미국과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 10월16일부터 아이폰 듀오 사전 주문을 받고 10월23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존 터너스 CEO는 “아이폰 듀오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사용성을 새롭게 정의하는 제품”이라며 “최초의 아이폰 출시 뒤 가장 혁신적이고 획기적 변화”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