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폐쇄 원전 재가동' 프로젝트 지원 이어져, 새 원자로 건설 제약 감안

▲ 미국 정부가 폐쇄 원전을 재가동하는 프로젝트에 잇따라 자금을 지원하며 정책적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분야의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신규 원전 건설에는 시간 및 비용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아이다호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 연구소 사진.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아이오와주 폐쇄 원전 재가동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한다. 구글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신규 원전 건설에는 비용과 시간, 규제 등 여러 제약이 따르는 만큼 가동을 중단한 원전을 다시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8일(현지시각) 미국 에너지부는 넥스트에라에너지의 듀에인 아놀드 에너지센터 원전을 재가동하는 데 최대 19억 달러(약 2조5천억 원)의 대출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원전은 1974년부터 가동해 2020년 운영을 중단했다. 하지만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9년부터 발전을 재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듀에인 아놀드 원전의 발전 용량이 615메가와트(MW)로 약 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넥스트에라에너지는 구글의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폐쇄 원전을 재가동하려 하고 있다.

2025년 구글은 넥스트에라에너지와 듀에인 아놀드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25년에 걸쳐 구매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폐쇄 원전 재가동에 이어 신규 원자로를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블룸버그는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데 수년의 시간이 필요한 반면 폐쇄된 원자력 발전소를 다시 가동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폐쇄된 원전을 재가동하는 방안은 그동안 경제성이 부족한 선택지로 평가받아 왔다.

뉴욕타임스는 듀에인 아놀드 원전이 운영을 중단한 이유도 전력 수요 부진과 천연가스를 비롯한 다른 에너지원의 가격 경쟁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으로 미국에서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본격화됐고 자연히 전력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에너지부가 원전 재가동 프로젝트에 대출을 지원하는 것은 데이터센터 가동을 앞당겨 인공지능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정책적 목표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 정부 '폐쇄 원전 재가동' 프로젝트 지원 이어져, 새 원자로 건설 제약 감안

▲ 콘스텔레이션에너지의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콘스텔레이션에너지>


뉴욕타임스는 전임 조 바이든 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주로 지원 대상에 포함됐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원전 분야에 정책 지원이 더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원자력 및 천연가스 발전소가 재생에너지보다 미국의 전기 요금 인하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단이 반영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현재 듀에인 아놀드를 포함해 폐쇄된 원전 세 곳을 재가동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홀텍은 2022년 폐쇄된 미시간 팰리세이드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바이든 정부에서 최대 15억2천만 달러(약 2조 원)의 대출 지원 대상이 됐다.

콘스텔레이션에너지도 2019년에 멈춘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섬 원자로 재가동을 추진한다. 2027년부터 전력 생산을 목표로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해당 원전에서 데이터센터용 전력을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트럼프 정부는 스리마일섬 프로젝트에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의 대출을 제공한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재가동이 가능한 원전은 현실적으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세 곳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가동을 중단한 지 오래 된 원전은 대부분 해체 작업에 들어가 재건이 어렵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수년간 가동을 멈춘 원전을 다시 운영하는 데도 부품 교체와 설비 점검을 비롯한 오랜 과정이 필요하고 안전 승인도 다시 받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홀텍의 팰리세이드 원전 재가동 프로젝트는 증기 발생기를 비롯한 설비의 심각한 노후화 문제로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지난 30년 동안 건설된 원자로는 모두 2기에 그친다.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부담이 커 경제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결국 원자력 발전 산업 활성화에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인 만큼 에너지부의 대출을 비롯한 정책적 대응이 없다면 기업들이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에너지부는 6월 대형 원전 건설에 필요한 고가 부품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는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아직 해당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한 회사는 없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