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코스피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미국 금리와 국제유가가 꼽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상반기 국내 증시 상승을 기업 실적과 반도체 업황 개선이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미국 국채금리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 국제유가 등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재격돌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물가가 다시 연준의 금리 경로와 미국 장기금리에 영향을 준다면 코스피 7천 회복 시기는 그만큼 더 멀어질 수 있다.
반대로 11일(현지시각)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고 이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이 이어진다면 코스피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15~16일 열리는 미국 FOMC가 9월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코스피는 미국 금리와 국제유가 움직임에 따라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4%(107.73포인트) 오른 6687.21에 거래를 마쳤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3일(현지시각) 일부 물가 둔화 흐름을 근거로 향후 지표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9월 FOMC에서 금리 동결을 선호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안정된 데 영향을 받았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1bp(1bp=0.01%포인트) 내린 4.769%를 나타냈다.
반면 2일에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코스피는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전 거래일보다 3.99%(273.08포인트) 급락한 6562.72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이란 사이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뛰면서 물가와 금리 상승 우려가 동시에 커졌고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과 운송·생산비용이 높아져 미국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물가 둔화가 지연되면 연준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이는 다시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금리 상승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9월은 수요 둔화, 원화 강세, 금리 상승이란 3중고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높은 물가와 재정 부담이 국채금리를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금리 상승이 주식의 할인율(미래 기업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것)을 높여 주가수익비율(PER) 확대를 제한하고 결과적으로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면서 외국인 수급도 악화할 수 있다.
특히 국내 개인투자자의 추가 매수 여력이 제한돼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질 경우 지수 하방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 코스피는 미국 국채 금리 하락에 상승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장 마감 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 이미지.<연합뉴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상품지원부문 대표도 최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한국과 대만 증시의 조정 폭 차이를 개인투자자의 매수 여력에서 찾았다.
박 대표는 “대만도 한국과 비슷하게 반도체 비중이 높지만 고점 대비 조정 폭이 코스피보다 적었던 것은 외국인이 매도세를 개인이 일정 부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코스피 랠리 후반 국면에 개인들이 이미 공격적으로 투자한 상태에서 조정을 맞으면서 외국인 매도를 추가로 받아낼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고 말했다.
9월 미국 FOMC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11일(현지시각)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은 8월 CPI를 3.38%로 전월 3.4%와 유사하게 전망하는 한편 근원 CPI는 8월 2.38%로 전월 2.5% 대비 둔화를 예상했다"며 "실물 지표가 금리 동결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8월 CPI 발표 전까지는 9월 FOMC 금리 인상을 상정한 투자전략 수립은 이르다"고 바라봤다.
나 연구원은 다음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6200에서 7300으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금리 동결 지지하는 경제 지표와 유가 하락,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이란 전쟁 격화와 예상치 상회하는 CPI를 꼽았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7월31일 6천을 회복한 뒤 좀처럼 7천 위로 올라서지 못하고 지속해서 6천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7천 위에서 정규 장을 마감한 것은 7월23일이 마지막이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