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과 조합원들이 27일 서울 중구 투쟁상황실에서 열린 9.4 1차 총파업 기자간담회에서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27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석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 금융노조는 금융기관 지방이전 저지와 주 4.5일제(주 35시간) 도입, 임금인상률 6.0% 등을 핵심 요구로 내걸며 9월4일 총파업 돌입을 공식화했다.
노조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결의대회와 9월3일 기자회견을 거쳐 9월4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1차 총파업에 돌입한다.
금융노조는 4월부터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교섭과 조정을 진행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금융권 안에서 국내 은행과 금융 유관기관 사측을 대변하는 유일한 공식 사용자단체다. 매년 사측 대표로 금융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약에 나선다.
이번 총파업은 노사가 31차례 교섭과 2차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음에도 의견을 좁히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노조는 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6만8878명 가운데 96.05%가 찬성하면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금융노조에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국책은행뿐 아니라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금융결제원·코스콤 등 금융 관련 공공기관과 유관기관 지부 등 42개 지부가 속해 있다. 재적인원은 모두 8만7287명이다.
현재 노사는 △지방이전 저지 △노동시간 △임금 △채용 △정년 등 모든 의제에서 사측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 윤석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조합원들이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노동의례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금융노조는 사측에 본사 지방이전과 점포 폐쇄에 관한 사전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양민호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정치적 포퓰리즘에 따른 무분별한 지방이전으로 노동자의 생활권이 파괴되고 금융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본사 이전 계획 수립 시 노사 사전 합의를 단체협약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7월 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14개 지부와 ‘지방이전 공동대응 태스크포스팀(TF)’ 구성을 마치고 정부 측과도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방이전 대응 만큼이나 주 4.5일제 도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윤 위원장은 “2002년 금융권이 주 5일제를 선도해 대한민국 전체 산업으로 확산시켰듯 이제는 주 4.5일제로 노동시간 단축의 새로운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으로 금융산업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그 성과가 인력 감축이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 윤석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과 양민호 부위원장이 27일 간담회를 마치고 질의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여성 노동자 입장에서 노동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은주 금융노조 여성위원장은 “금융 노동자 60% 이상이 여성인 가운데 장시간 노동과 조기 출근, 점포 폐쇄에 따른 장거리 출퇴근 등으로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주 4.5일제는 만성적 번아웃과 저출생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지방이전 저지와 주 4.5일제 도입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강경한 행보를 예고했다.
윤 위원장은 "사측은 과거와 같은 불성실한 교섭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더욱 강력한 투쟁에 나서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사측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9월4일 1차 총파업을 시작으로 투쟁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권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