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양 수온 사상 최고치, 한국 양식업 위태로워 대책 마련 시급

▲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가 집계한 글로벌 해양 수온 통계 그래프. 2026년 수치를 나타내는 그래프(진한 붉은색 선)가 6월까지만 해도 2024년(노란색 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가 최근 몇 달 사이에 이례적으로 급상승하고 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온 상승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갈수록 커져 어업과 양식업에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해수온 상승으로 양식어종이 폐사하는 사례가 매년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온도가 더 높아지면서 관련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추세도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각) 유럽연합 중기예보센터(ECMWF)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22일 기준 글로벌 해수면 온도가 관측 사상 최고치인 평균 21.1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상학계에서 기준점으로 잡고 있는 1991~2020년 평균값과 비교해 0.67도 높은 수준이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면 1.27도 오른 것이다.

사만다 버지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부국장은 "해양 생태계가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전 세계 해양 폭염 발생 일수도 1990년대 초와 비교해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면 해양 생태계의 붕괴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진다. 해양은 지상과 달리 온도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는 생태계라 생물들이 작은 변화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해양 생태계가 무너지면 양식업을 비롯한 어업에 직접적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국립수산과학원이 1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등재한 연구 결과를 보면 2011년부터 2021년 사이 국내 양식업의 자연재해 피해액 가운데 약 56%가 고수온 현상 때문에 발생했다.

해양수산부와 기상청은 24일 남해안 일대와 서해, 동해 일부 지역 등을 포함해 20여 곳에 고수온 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남해 사천만, 강진만 일대의 수온은 최대 31.9도를 기록했고 다른 남해 연안 지역도 수온이 28~30도까지 올랐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91~2020년 한반도 인근 해역의 여름철 평균 수온은 약 26도로 집계됐다. 폭염 사태로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훨씬 높아지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세계 해양 수온 사상 최고치, 한국 양식업 위태로워 대책 마련 시급

▲ 8월6일 충청남도 태안군 앞바다의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부들이 수온을 낮추기 위해 태양빛 차광막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우럭의 양식 적정 수온은 14~22도이며 약 4~5도 범위 내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 광어의 적정 수온은 21~25도이며 한계 수온은 28도고 강도다리는 이보다 낮은 13~18도로 28도 이상 고수온 환경에서는 집단 폐사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실제로 24일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발표를 종합하면 올해 전국 양식어종 누적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약 412만 마리를 기록했다. 피해는 대체로 영남권에 집중됐는데 경상북도에서 205만 마리, 경상남도에서 108만 마리의 피해가 발생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2025년 고수온 특보 발령 기간은 85일로 역대 최장 기록을 썼다. 제주도에서는 양식어종 180만 마리, 경상남도에서는 383만 마리가 폐사했다.

2024년에는 전국적으로 약 4422만 마리가 폐사해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수온 상승이 양식업에 매년 피해를 입히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관련 산업이 위축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양식업 경영체와 종사자는 각각 전년 대비 1.9%, 2.7%씩 줄었다.

전문가들은 해양 생태계와 관련 산업을 보호하려면 결국 기후대응 정책을 강화하는 것밖에는 답이 없다고 진단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진은 "가두리 양식 위치를 더 깊은 곳으로 옮기는 등 대책은 수온 상승의 영향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으나 제약이 크다"며 "기후변화가 양식업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파악하고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제 환경단체 자연보호캠페인의 브라이언 오도넬 디렉터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기록적 해양 온난화에 대처하는 방법은 두 가지"라며 "화석연료 배출량을 줄이고 해양 및 연안 생태계 보호를 강화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90개국 이상의 정부가 2030년까지 지구 해양의 최소 30%를 보호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며 "이제는 그 약속을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실질적 보존 활동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