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공들여온 한미약품의 비만신약 전략이 3조 원대 기술수출 성과를 내면서 후속 후보물질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임 부회장이 진두지휘해온 비만신약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비만·대사 분야가 한미약품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잡을지도 주목된다.
25일 한미약품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H.O.P에서 다음 성과를 기대할 후보물질로 삼중작용제 ‘HM15275’가 꼽힌다.
HM15275는 GLP-1과 GIP, 글루카곤(GCG)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비만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25% 이상의 체중감량 효과를 목표로 이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비만 또는 고도비만 환자 267명을 대상으로 36주 동안 투약하는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선 임상 1상에서는 최대 8mg을 투여했을 때 4주차에 위약 보정 기준 4.81%의 체중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최고 용량 투여군에서도 부작용에 따른 투약 중단은 발생하지 않았다.
HM15275의 경쟁력을 가늠할 분기점은 2027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임상 2상 결과다.
글로벌 삼중작용제 개발에서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레타트루타이드’가 앞서 있다. 레타트루타이드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68주 기준 최대 28.3%의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
HM15275가 이에 견줄 만한 데이터를 내놓는다면 또 한 번의 대형 기술수출 후보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보고서에서 “HM15275가 레타트루타이드와 유사한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충분히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으로서의 매력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H.O.P에서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후보물질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다.
한미약품의 8월 비만·대사 파이프라인 현황을 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임상 3상 및 승인 단계에 있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기술수출보다 한미약품이 직접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이다. 출시되면 H.O.P에서 가장 먼저 실제 매출을 만드는 신약이 된다.
중장기 후보도 준비돼 있다.
한미약품은 근육 증가형 비만신약 ‘HM500197’을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하고 있다. 펩타이드 기반 마이오스타틴 억제제로 지방을 줄이면서 근육을 보존하거나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종합해보면 한미약품의 H.O.P에는 상용화를 앞둔 에페글레나타이드부터 임상 2상의 HM15275, 임상 1상의 HM17321, 전임상의 HM500197까지 개발단계별 후보물질이 포진해 있다.
한미약품이 이처럼 다양한 비만신약 후보물질을 갖출 수 있는 배경으로 임 부회장이 방향을 잡아온 H.O.P 전략이 꼽힌다.
임 부회장은 2023년 비만 관리를 한미약품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같은 해 9월 관련 후보물질을 H.O.P라는 하나의 프로젝트로 묶었다.
단순히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따라가는 방향을 선택하지 않았다. 체중감량뿐 아니라 체성분 개선과 근육 보존·증진, 복약 편의성, 체중감량 이후 유지·관리까지 비만 치료 전반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미약품이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와 HM15275, HM17321, HM500197 등을 중심으로 모두 6개의 비만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추게 된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임 부회장은 프로젝트 출범 이후 연구개발(R&D) 체계를 바꾸는 데도 힘을 실었다.
한미약품은 2023년 기존 바이오와 합성 등 기술 중심으로 나뉘어 있던 R&D 조직을 비만대사와 면역항암, 표적항암 등 질환 중심으로 재편했다. H.O.P를 담당할 비만대사 조직도 별도로 꾸렸다.
한미약품 내부에서는 이런 변화가 임 부회장이 비만·대사를 단순히 여러 연구과제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회사의 주요 R&D 축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을 지속할지를 놓고 내부에서 이견이 있었던 후보물질을 끝까지 끌고 간 사례에서 임 부회장의 R&D 리더십이 잘 드러난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한미약품 내부에서 일부는 희귀질환 치료제 ‘소네페글루타이드’는 개발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데다 시장성도 불확실해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임 부회장이 개발을 이어가는 쪽에 힘을 실었고 소네페글루타이드는 이후 일라이릴리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낸 것이다.
임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비만 분야에서 첫 대형 사업화 성과를 낸 후보물질은 ‘HM17321’이다. 한미약품은 24일 로슈그룹 자회사 제넨텍과 HM17321의 독점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최대 23억 달러(약 3조2천억 원)다. 계약금만 1억9천만 달러(약 2629억 원)이며 임상개발과 허가, 상업화 단계별 기술료와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경상기술료)는 별도로 받는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보고서에서 “총규모 23억 달러는 단일 후보물질 기준 역대 글로벌 비만 딜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라고 평가했다.
HM17321은 유로코르틴2(UCN2) 유사체다. 기존 GLP-1 계열과 다른 기전으로 지방을 줄이면서 근육량과 근기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사람 대상 효능 데이터가 나오기 전인 초기 임상 단계에서 3조 원대 기술수출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기술수출은 한미약품이 기존에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하나를 단순히 외부에 이전했다는 의미를 넘어서는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임 부회장이 직접 비만·대사를 새로운 R&D 성장축으로 정하고 H.O.P라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뒤 그 안에서 대규모 성과가 나왔다는 점에서다.
한미약품 내부에서도 이번 계약을 놓고 임 부회장이 선택한 비만·대사 중심 R&D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구성원들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뒤에서 끊임없이 지원하고, 한미를 흔드는 여러 상황 속에서도 외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 주지 않았다면 이번 성과는 이뤄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임 부회장이 진두지휘해온 비만신약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비만·대사 분야가 한미약품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잡을지도 주목된다.
▲ 한미약품이 비만 신약 전략에서 추가적 기술 수출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한미약품>
25일 한미약품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H.O.P에서 다음 성과를 기대할 후보물질로 삼중작용제 ‘HM15275’가 꼽힌다.
HM15275는 GLP-1과 GIP, 글루카곤(GCG)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비만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25% 이상의 체중감량 효과를 목표로 이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비만 또는 고도비만 환자 267명을 대상으로 36주 동안 투약하는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선 임상 1상에서는 최대 8mg을 투여했을 때 4주차에 위약 보정 기준 4.81%의 체중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최고 용량 투여군에서도 부작용에 따른 투약 중단은 발생하지 않았다.
HM15275의 경쟁력을 가늠할 분기점은 2027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임상 2상 결과다.
글로벌 삼중작용제 개발에서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레타트루타이드’가 앞서 있다. 레타트루타이드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68주 기준 최대 28.3%의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
HM15275가 이에 견줄 만한 데이터를 내놓는다면 또 한 번의 대형 기술수출 후보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보고서에서 “HM15275가 레타트루타이드와 유사한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충분히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으로서의 매력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H.O.P에서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후보물질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다.
한미약품의 8월 비만·대사 파이프라인 현황을 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임상 3상 및 승인 단계에 있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기술수출보다 한미약품이 직접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이다. 출시되면 H.O.P에서 가장 먼저 실제 매출을 만드는 신약이 된다.
중장기 후보도 준비돼 있다.
한미약품은 근육 증가형 비만신약 ‘HM500197’을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하고 있다. 펩타이드 기반 마이오스타틴 억제제로 지방을 줄이면서 근육을 보존하거나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종합해보면 한미약품의 H.O.P에는 상용화를 앞둔 에페글레나타이드부터 임상 2상의 HM15275, 임상 1상의 HM17321, 전임상의 HM500197까지 개발단계별 후보물질이 포진해 있다.
한미약품이 이처럼 다양한 비만신약 후보물질을 갖출 수 있는 배경으로 임 부회장이 방향을 잡아온 H.O.P 전략이 꼽힌다.
임 부회장은 2023년 비만 관리를 한미약품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같은 해 9월 관련 후보물질을 H.O.P라는 하나의 프로젝트로 묶었다.
단순히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따라가는 방향을 선택하지 않았다. 체중감량뿐 아니라 체성분 개선과 근육 보존·증진, 복약 편의성, 체중감량 이후 유지·관리까지 비만 치료 전반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미약품이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와 HM15275, HM17321, HM500197 등을 중심으로 모두 6개의 비만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추게 된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임 부회장은 프로젝트 출범 이후 연구개발(R&D) 체계를 바꾸는 데도 힘을 실었다.
한미약품은 2023년 기존 바이오와 합성 등 기술 중심으로 나뉘어 있던 R&D 조직을 비만대사와 면역항암, 표적항암 등 질환 중심으로 재편했다. H.O.P를 담당할 비만대사 조직도 별도로 꾸렸다.
한미약품 내부에서는 이런 변화가 임 부회장이 비만·대사를 단순히 여러 연구과제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회사의 주요 R&D 축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을 지속할지를 놓고 내부에서 이견이 있었던 후보물질을 끝까지 끌고 간 사례에서 임 부회장의 R&D 리더십이 잘 드러난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한미약품 내부에서 일부는 희귀질환 치료제 ‘소네페글루타이드’는 개발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데다 시장성도 불확실해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임 부회장이 개발을 이어가는 쪽에 힘을 실었고 소네페글루타이드는 이후 일라이릴리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낸 것이다.
▲ 한미약품이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 비만 신약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한미타워 모습. <한미약품>
임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비만 분야에서 첫 대형 사업화 성과를 낸 후보물질은 ‘HM17321’이다. 한미약품은 24일 로슈그룹 자회사 제넨텍과 HM17321의 독점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최대 23억 달러(약 3조2천억 원)다. 계약금만 1억9천만 달러(약 2629억 원)이며 임상개발과 허가, 상업화 단계별 기술료와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경상기술료)는 별도로 받는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보고서에서 “총규모 23억 달러는 단일 후보물질 기준 역대 글로벌 비만 딜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라고 평가했다.
HM17321은 유로코르틴2(UCN2) 유사체다. 기존 GLP-1 계열과 다른 기전으로 지방을 줄이면서 근육량과 근기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사람 대상 효능 데이터가 나오기 전인 초기 임상 단계에서 3조 원대 기술수출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기술수출은 한미약품이 기존에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하나를 단순히 외부에 이전했다는 의미를 넘어서는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임 부회장이 직접 비만·대사를 새로운 R&D 성장축으로 정하고 H.O.P라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뒤 그 안에서 대규모 성과가 나왔다는 점에서다.
한미약품 내부에서도 이번 계약을 놓고 임 부회장이 선택한 비만·대사 중심 R&D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구성원들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뒤에서 끊임없이 지원하고, 한미를 흔드는 여러 상황 속에서도 외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 주지 않았다면 이번 성과는 이뤄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