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에 조 단위 공격 투자 나선 통신3사, 엔비디아 AI 서버값 인상에 수익성 확보 '비상'

▲ 통신 3사가 AI 데이터센터에 조 단위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AI 서버 가격 인상으로 데이터센터 사업 경쟁의 초점이 점차 수익성 확보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생성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통신사업 성장 정체를 보완할 새 수익원으로 점찍고 조 단위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핵심 설비인 엔비디아 AI 서버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용 관리와 수익성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 3사의 AI데이터센터 경쟁이 지금까지 전력과 부지를 얼마나 빠르게 선점하고 대규모 설비 용량을 확보하느냐는 외형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서버 조달 비용을 관리하고 장기 고객과 높은 가동률을 바탕으로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경쟁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엔비디아 AI 서버 가격 상승 가능성이 통신 3사의 AI데이터센터 투자계획에서 새로운 원가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로이터는 블룸버그를 인용해 엔비디아 AI 칩을 탑재한 서버 가격이 2027년 초 출하 제품부터 15%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베라 루빈과 그레이스 블랙웰 기반 시스템 등이 가격 인상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AI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과 서버용 D램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점이 서버값을 끌어올리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7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하면 엔비디아 AI 서버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 AI데이터센터 사업자의 투자비 부담을 끌어올릴 수 있다.

AI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고가 AI 서버를 대량으로 구축해야 할 뿐 아니라, 대규모 전력 및 냉각설비까지 갖춰야 해 초기 투자비가 크다. 서버 가격이 오르면 같은 규모의 AI 연산능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자금도 늘어난다.

통신사들은 비용 상승분을 요금에 반영하거나 자체적으로 흡수해야 하는 데다 장기 고객과 높은 가동률을 확보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AI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내놓은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SK그룹 차원에서 AI데이터센터를 2029년부터 5GW 규모로 구축하기 시작해 2035년 최대 15GW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5GW 규모 AI데이터센터 구축비는 1GW당 약 60조~70조 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비는 총 1천조 원 수준이다.

AI 서버 가격 오름세가 장기화하면 SK텔레콤은 개별 프로젝트의 투자 시점과 내부수익률, 거래사 계약조건을 더욱 면밀히 따져야 할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본격적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자금은 프로젝트별로 다양한 금융 조달과 투자 구조가 가능하며, 투자 시점과 파트너십 및 지분 구조, 계약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2031년까지 AI데이터센터 1GW 확보에 5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AI 서버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오르면 같은 투자액으로 확보할 수 있는 연산용량이 줄거나 목표 용량을 맞추기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경기 파주에 200MW급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사업 누적 수주 5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서버값이 오르면 AI데이터센터 입주 고객의 장비 부담이 커지고 이에 따라 입주나 증설이 늦어질 경우 데이터센터 가동률과 추가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I데이터센터에 조 단위 공격 투자 나선 통신3사, 엔비디아 AI 서버값 인상에 수익성 확보 '비상'

▲ AI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통신 3사의 통신 본업 성장 정체를 보완할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그럼에도 통신 3사가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늦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I데이터센터가 이미 통신 본업의 성장 정체를 보완할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AI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은 통신 3사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SK텔레콤의 AI데이터센터 매출은 1362억 원으로 92.5%, LG유플러스는 1241억 원으로 28.9% 늘었다. KT클라우드 매출도 2654억 원으로 19.8% 성장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AI 서버 가격 상승은 통신 3사의 AI데이터센터 경쟁을 외형 확대에서 비용 통제와 가동률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경쟁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사 관계자는 “엔비디아 AI 서버 가격이 오르면 AI 사업을 하는 전 세계 사업자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투자 전략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AI 서버 가격 등 비용 변수를 고려해 투자비와 수익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