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고온 주택에도 피해 준다, 극심한 열에 외벽 갈라지고 바닥재 변형될 우려 커져

▲ 지난달 영국 런던 동쪽에 위치한 호수 할로우 폰드가 가뭄으로 메말라 바닥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적 기온 상승으로 유례없는 수준의 폭염을 겪는 일이 늘면서 사람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주택에도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상고온에 따른 대응법을 숙지해 두면 주택 관련 피해를 줄일 수 있다.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영국 런던에서 최근 폭염으로 인해 주택 외벽에 금이 갔다는 신고가 들어오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런던 주택의 외벽에 금이 가는 이유는 고온 현상에 토양이 마르면서 지반이 침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반이 침하하면서 외벽에 힘이 가해져 균열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영국보험협회의 로라 휴즈 일반 보험 부문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외벽 피해 신고와 관련해 "더운 날씨 때문에 지반 침하 사례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지반이 물을 머금고 있는 무른 토양으로 되어 있다. 습도 변화에 따라 지반의 높이가 다른 지역보다 급격하게 변하기 쉽다는 뜻이다.

영국 보험협회(AB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런던에서 지반 침하로 인한 건물 손상 관련 보험 청구액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구당 평균 약 2만 파운드(약 4천만 원)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약 15% 증가했다.

지반 침하 복구 전문업체 '지오베어'의 오초 라티넨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정말 말도 안되는 수준"이라며 "향후 20~30년 동안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 고온에 따른 주택 피해는 런던처럼 주택이 대체로 무른 지반 위에 지어져 있는 유럽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미국 라이프스타일 전문지 '컨트리 리빙 매거진'은 지난달 최근 폭염으로 인해 미국 주택들의 가구나 장식물 등이 변형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목재나 천으로 된 실내 가구나 장식물 등은 지속적으로 높은 열에 노출되면 갈라지고 휘거나 변색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열에 강한 페인트칠이 된 가구나 석재 조형물도 이례적으로 강한 열에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갈라지는 일이 늘고 있다.

이에 컨트리 리빙 매거진은 "이같은 피해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커튼과 블라인드에 자외선 차단 안감을 사용하고 햇볕이 강한 시간에는 쳐두는 것"이라며 "또 가구 위에 올려둔 쿠션이나 카펫 등을 주기적으로 자리를 바꾸거나 교체해 줘야 변색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 고온 주택에도 피해 준다, 극심한 열에 외벽 갈라지고 바닥재 변형될 우려 커져

▲ 9일 서울 시내의 주택들 외벽에 설치된 실외기가 가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목재나 합성 수지로 된 바닥재도 요즘 같은 높은 고온에는 변형되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텔 라데스쿠 영국 부동산업체 'CR그룹' 최고경영자는 인테리어 전문지 '아이딜홈'과 인터뷰에서 "모든 종류의 바닥재가 영향받을 수 있지만 원목 바닥재는 특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장기간 고온과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면 원목 바닥재는 수축해 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전국적으로 기온이 40도 내외까지 치솟는 일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갈수록 피해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여름 장마철 영향에 습도가 급격히 변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바닥재가 피해를 보기 더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은 지난달 국내 블로그를 통해 장마철 습기와 기온 변동 현상이 겹치면서 국내 주택들의 바닥재가 변형될 위험이 높다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로보락은 "마루는 계절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바닥과 마루 사이에 여유 공간이 부족하면 팽창한 마루가 밀려날 곳이 없어서 가운데가 솟아오르거나 가장자리가 뜨게 될 수 있다"며 "여름철에 실내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면 이런 변형을 좀 더 쉽게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