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대형 산불에 관광업도 타격, '어려워진 진화' 기후변화가 피해 키워

▲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발렌시아주 베치 인근 산에서 산불 연기가 기둥이 되어 위로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대형 산불이 잇따라 확산되며 관광업에 타격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각) 가디언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산불이 발생한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이미 38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 약 26만 명, 스페인에서 약 12만 명이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물론 인접 국가의 소방관들도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기후 모니터에 따르면 26일 스페인과 프랑스의 일일 평균 기온은 32도로 2026년 7월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961~1990년 사이 7월 평균 기온보다 약 6도 높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산불로 발생한 연기에 화재 적운이 형성되며 뇌우가 발생했다. 뇌우가 회오리바람을 발생시켜 불길을 더 먼 지역까지 퍼뜨리고 있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전국소방관연맹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가디언에 "산불 발생 빈도가 높은 호주나 캐나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가 유럽 기후를 건조하고 뜨겁게 만든 데 이어 이상현상도 일으키며 산불 피해를 키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지금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며 "기후위기의 영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이번 산불로 불타고 있는 지역 다수가 주요 관광지로 꼽히는 만큼 유럽의 관광산업도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현재 화재가 발생한 중심지는 프랑스 누벨아키텐주, 스페인 발렌시아주 등이다. 특히 누벨아키텐주는 와인 산지로 유명한 보르도가 소재한 지역이다.

소피 브로카스 누벨아키텐 주지사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화재가 진압될 때까지 관광 목적 방문을 자제해달라"며 "이미 이곳에 온 관광객들은 다른 여행지로 가는 것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 대형 산불에 관광업도 타격, '어려워진 진화' 기후변화가 피해 키워

▲ 18일(현지시각) 미국 델라웨어주 뉴캐슬의 델라웨어 대교가 캐나다 온타리오주 산불로 발생한 연기에 휩싸여 있다. <연합뉴스>

산불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상에는 관광지 뿐만 아니라 관광 목적이 되는 스포츠 행사도 포함된다.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진행되는 유명 자전거 경주 대회 '투르 드 프랑스'가 산불 영향을 받아 일부 코스를 변경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투르 드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전거 경주 대회다. 프랑스 전국 공공도로 약 3천 km에 걸쳐 3주 동안 진행된다.

그러나 투르 드 프랑스 주최를 맡고 있는 '아마우리 스포츠 조직(ASO)'은 최근 일부 코스를 단축한다고 발표하며 산불 영향을 이유로 들었다.

BBC에 따르면 20일 개최됐던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도 산불 피해로 지연되거나 취소될 위기에 놓여 있었다.

16일(현지시각)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예정된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까지 퍼지면서 경기 개최 여부가 한때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결승전 당일 산불 연기로 경기가 미뤄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화재는 여전히 진압되지 않았다.

캐나다 당국은 7월13일 온타리오주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 진화 작업에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불길이 크게 번진 탓에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미국 북부와 동부 지역에도 퍼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각) CBS뉴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내에서 이와 관련없는 대형 산불도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미국 산불 감시 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미네소타주, 캘리포니아주, 오리건주, 유타주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번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국은 성명을 내고 "산불은 생명에 즉각적 위협을 가한다"며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상대로 즉각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CBS뉴스는 산불 영향으로 미네소타주의 관광업이 마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네소타주는 아웃도어 캠핑을 주요 관광업으로 하는 지역인데 연간 방문객이 약 8천만 명에 달한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국립공원인 요세미티도 사실상 폐쇄됐다. 캘리포니아주 소방당국이 주변에 번진 산불로 인해 인근 도로를 폐쇄하고 주민들을 대피시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지속될수록 이러한 사례가 더욱 자주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산불은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표적 재난으로 꼽힌다.

사무엘 햄튼 영국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시사주간지 타임에 "이번 여름은 우리의 남은 생애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상황은 계속 어려워지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