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은행권 예금금리가 3%대로 복귀하면서 증시로 이탈했던 시장 자금의 ‘역머니무브’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통화긴축 기조를 명확히 하면서 하반기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데다 최근 코스피가 크게 출렁이고 있는 만큼 은행의 예·적금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한동안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에 예·적금으로 '역머니무브' 꿈틀, 시중은행 수신 확대 기대 커진다

▲ 한국은행이 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2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71조7372억 원으로 집계된다.

6월 말(949조3998억 원)과 비교해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22조3374억 원이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증시의 투자자 예탁금은 121조6339억 원에서 104조2974억 원으로 17조3365억 원 줄었다. 

증시 예탁금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도한 코스피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들어 5월까지 30조 원 넘게 증가했는데 6월 감소세로 전환한 뒤 자금유출이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자금이동은 예금금리 인상과 증시 변동성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은행들은 최근 일제히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뒤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0.25~0.30%포인트 높였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각각 대표 예금 상품인 ‘쏠편한 정기예금’, ‘KB Star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를 연 2.90%에서 3.20%로 0.30%포인트 인상했다.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금리도 각각 연 3.20%, 3.25%로 3%대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은행과 국책은행, 지방은행 등을 포함한 국내 주요 은행 정기예금의 최고금리 평균은 연 3.30%까지 올랐다.

기준금리 인하와 동결이 이어지면서 연 2% 후반대에 머물렀던 은행권 수신금리가 다시 3%대로 올라선 것이다.

한국은행이 긴축 기조를 본격화하면서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은행권 수신금리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박준우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가와 물가 상승 압력,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를 뒷받침하면서 올해 8월과 11월, 내년 2월까지 기준금리가 3회 추가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최종적으로는 기준금리를 연 3.50% 수준까지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에 예·적금으로 '역머니무브' 꿈틀, 시중은행 수신 확대 기대 커진다

▲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24일 나란히 5%대로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하반기 들어 증시가 큰 폭의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점도 예·적금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원금을 보장받으면서 정해진 이자수익을 받을 수 있는 은행 수신상품으로 대피하려는 자금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신고객을 잡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은 이미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기준금리 인상 뒤 ‘코드K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3.61%에서 3.71%로 높인 데 이어 ‘우대금리 쿠폰 뽑기’ 이벤트를 시작했다.

우대금리 쿠폰은 연 0.15%부터 연 1.29%로 구성해 운이 좋으면 최대 연 5.00%의 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연 최고 13.00%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두근두근 행운적금’을 재출시했다.

우리 두근두근 행운적금은 올해 3월 말 완판 됐던 상품으로 매달 행운카드 추첨을 통해 연 2.0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이번에는 기본금리를 연 3.00%로 이전보다 0.5%포인트 높였고 최대 연 10.00%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가 다시 3%대로 올라선 만큼 당분간 수신 경쟁은 이어질 전망”이라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특판이나 우대금리 상품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