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제22대 국회가 후반기 18개 상임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고 본연의 임무인 입법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마쳤다.  

전반기 입법 성과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컸던 만큼 후반기 국회가 여야간 극한 대치를 극복하고 국민 체감으로 이어지는 입법 성과를 내놓을 주목된다. 
 
민주당 법사·경제 '관문' vs 국힘 '민생 현장',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18명 살펴보니

▲ 국민의힘 의원들이 6월30일 국회에서 열린 22대 국회 하반기 11개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주도의 선출에 항의하며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국회는 최근 18개 상임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입법 활동 채비에 들어갔다.

이번 원 구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민주당이 협상 초기부터 요구한 법제사법위원회와 경제 관련 상임위를 모두 확보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지킨 데 더해 전반기 국민의힘 몫이던 정무위원장과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을 가져오고 예결위원장도 확보했다. 검찰개혁을 비롯한 쟁점 법안의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와 금융·기업·조세·재정정책, 정부 예산안을 심사할 정무위 재경위 예결위를 여당 소속 위원장들이 함께 쥐게 된 셈이다.

이른바 ‘상임위의 꽃’으로 불리는 법사위는 민주당 소속 서영교 위원장이 계속 이끈다. 법사위는 법무부와 법원 등의 소관 법안을 심사하는 동시에 다른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체계와 자구를 심사해 본회의로 보내는 사실상의 최종 입법 관문이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에 나섰지만 선관위 특검 후보 추천 방식 합의를 계기로 결국 후반기 원구성에도 협의했다. 

전반기 후반부터 법사위원장을 맡아온 4선 서영교 의원은 윤석열 정부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지냈고,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도 이름을 올렸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출범을 앞둔 만큼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소송법 개정이 서 위원장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 다음으로는 유동수 정무위원장과 조승래 재경위원장, 이광재 예결위원장이 후반기 국회의 ‘경제·예산 삼각축’을 이룬다.

공인회계사 출신의 3선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정무위와 기획재정위 간사를 거친 경제통이다. 정무위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관리방안을 정할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비롯해 기업지배구조 개편, 자본시장 활성화, 플랫폼 규제와 공정거래 정책 등이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조승래 재경위원장은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과 충남도지사 비서실장을 거쳐 민주당 수석대변인과 사무총장을 지낸 3선 의원이다. 재경위에서는 세법 개정과 재정준칙, 국가채무 관리, 첨단전략산업 세액공제 등을 놓고 여야가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예산안의 최종 심사 관문인 예결위는 참여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강원도지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사무총장을 지낸 4선 이광재 위원장이 맡는다. 예결위에서는 내년도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인 800조 원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공지능·반도체·기후전환 등 전략산업 투자와 지역 사회간접자본 예산, 정부의 재정 운용 방향을 둘러싼 여야의 우선순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과 주요 권력기관을 다루는 상임위 역시 민주당이 중심을 잡았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한병도 의원은 관례에 따라 운영위원장을 맡아 대통령실과 국회사무처 등을 관할한다. 대통령실 업무보고와 국정감사, 인사검증과 예산 집행 문제 등을 놓고 여야의 공방이 예상된다.

송기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검사 출신 3선 의원으로 민주당 법률위원장과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법사위 간사를 지냈다. 과방위에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방송통신위원회 개편, 인공지능 산업 육성과 안전규제, 이동통신비 등이 핵심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진성준 국방위원장은 국방위원장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했고 초선 때부터 국방위에서 활동한 3선 의원이다. 병력자원 감소에 따른 군 구조 개편과 장병 처우 개선, 방위산업 육성,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김영진 행정안전위원장은 국회의원 보좌진 출신 3선 의원으로 민주당 사무총장과 원내총괄수석부대표를 지냈다. 행안위에서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치경찰제 개편, 선거관리위원회 제도 개선, 지방재정 확충과 재난 대응체계 등이 다뤄진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국민의힘이 외통위와 정보위를 맡아 정부·여당 견제에 나선다.

송석준 외교통일위원장은 국토교통부 대변인과 건설정책국장,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을 지낸 관료 출신 3선 의원이다. 외교·안보보다는 국토·경제 분야 경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통상 압박과 한미동맹, 남북관계, 중국·일본과의 외교 현안을 다루게 된다.

이양수 정보위원장은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사무총장 등을 지낸 당내 전략·협상통이다. 국가정보원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와 대북정보 공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 뒤 후속체계 점검 과정에서 여야 협상을 조율해야 한다.
 
민주당 법사·경제 '관문' vs 국힘 '민생 현장',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18명 살펴보니

▲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오른쪽)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22대 하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 선출을 위한 의원 총회에서 의원들의 추인으로 상임위원장 후보로 확정된 이양수 정보위원장 후보자(왼쪽), 이만희 복지위원장 후보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경제입법의 제도적 관문은 내줬지만 산업과 의료, 주거, 교육 등 국민 생활과 직접 맞닿은 상임위를 확보했다.

김성원 산자중기위원장은 공학박사 출신 3선 의원으로 산자중기위와 운영위·예결위 간사,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다. 반도체·배터리·철강·석유화학 등 주력산업 지원과 전력망 확충, 에너지정책, 미국의 관세조치 대응과 소상공인 지원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만희 복지위원장은 대통령실 치안비서관과 경북·경기지방경찰청장을 지낸 경찰 출신 3선 의원이다. 복지위에서는 의대 정원과 지역·필수의료 강화, 국민연금 개혁의 후속조치, 간병·돌봄 부담 완화와 기준 중위소득 인상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의동 국토위원장은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여의도연구원장, 정무위 간사를 지낸 4선 의원이다. 주택공급 확대와 부동산시장 안정, 한국토지주택공사 개혁, 철도·도로망 확충과 건설경기 침체 대응을 놓고 정부 정책을 심사하게 된다.

김희정 교육위원장은 한국인터넷진흥원장과 청와대 대변인,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3선 의원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간사 경험도 있어 지방대학 위기와 대학 등록금, 유보통합, 교권 보호, 인공지능 교육 등을 조율하게 된다.

생활밀착형 정책을 다루는 문체위와 농해수위,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는 민주당이 맡는다.

인권변호사 출신 3선 이재정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외통위 간사와 산자중기위원장을 지냈다. K콘텐츠 수출과 인공지능 시대 저작권 보호, 관광산업 활성화와 체육단체 개혁 등이 과제로 놓여 있다.

서삼석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전남도의원과 3선 무안군수, 국회 예결위원장을 거친 지방행정 전문가다. 농산물 가격 안정과 양곡관리제도, 농어촌 인구감소와 식량안보, 해운·수산업 지원 등이 주요 현안이다.

김정호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은 민주당 탄소중립위원장과 국회 기후위기특위원장을 지낸 3선 의원이다. 2031년 이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경로와 산업계 전환지원, 노동쟁의 범위와 사용자 책임, 노동시간과 산업재해 문제가 쟁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소속 김정재 성평등가족위원장은 서울시의원 출신 3선 의원으로, 국회 국토위 간사와 여성가족위원 등을 지냈다. 국토위원장 경선에서 유의동 의원에게 한 표 차로 패했지만 임이자 의원이 성평등가족위원장 자리를 양보하면서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맡게 됐다. 저출생 대책과 돌봄 지원, 여성의 경력단절·고용격차, 청소년 보호 등 현안을 다룬다.

상임위원장 18명 앞에는 전반기 국회의 낮은 입법 성과를 만회해야 한다는 공통 과제도 놓여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2025년 6월4일부터 2026년 6월14일까지 국회에서 원안 또는 수정 가결된 법안 비율은 7.42%로 19대 국회 15.7%, 20대 국회 13.2%, 21대 국회 11.4%보다 낮았다.

민주당 위원장이 이끈 상임위의 가결률은 7.62%, 국민의힘 위원장 상임위는 6.91%로 양쪽 모두 7% 안팎에 머물렀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