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태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2025사업연도를 대상으로 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낙제를 면하는 수준의 ‘C(보통)등급’을 받으며 안전과 재무 분야 관리 개선이 '발등의 불'로 다가오게 됐다.

에스알(SR)과 통합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 사장으로서는 기관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통한 해법 마련에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경영평가에서 안전·재무 과제 확인, 김태승 철도 통합 통한 해법 고심

김태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에스알과의 통합 효과를 키울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의 핵심 경영 과제로 2026년 9월 마무리될 철도 공기업 통합 이후 경영 효율성과 안전관리 역량을 함께 끌어올리는 일이 꼽힌다.

철도공사는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적자를 이어간 데다 안전사고도 잇따르면서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등급을 높이지 못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철도공사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사망자는 매년 2~3명씩 꾸준히 나왔다. 지난해 8월에는 경북 청도군 경부선 철로에서 선로를 점검하던 작업자들이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7명의 사상자가 생기기도 했다.

지난 5월 발표된 ‘2025년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에서도 철도공사는 전체 최하위에 머무르며 유일하게 C등급으로 분류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 등 대형 안전사고를 직접 거론하며 관심을 쏟고 있는 만큼 안전 분야 평가가 이번 경영평가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읽힌다.

재무 개선 과제 해결도 요원하다. 2025년 철도공사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35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8.8% 확대됐다. 부채비율도 280.2%로 1년 새 20.3%포인트 높아졌다.

신규 고속철도 도입이라는 대규모 투자 과제를 앞두고 있어 철도공사 재무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2003~2004년 도입된 KTX-1 차량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코레일은 2040년까지 노후 고속철 46개 편성을 교체하는 데 5조1천억 원가량을 투입해야 한다.
 
코레일 경영평가에서 안전·재무 과제 확인, 김태승 철도 통합 통한 해법 고심

▲ 신규 고속철도 도입이라는 대규모 투자 과제를 앞두고 있어 철도공사 재무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KTX 열차 모습. <한국철도공사>


2027년에 발표될 2026사업연도 대상 경영평가에서는 재무·안전 분야 성과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고된 만큼 김 사장의 마음은 한층 시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6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에 따르면 철도공사 평가 기준에서 일반관리비 관리 지표가 삭제되는 반면 부채비율 지표 배점은 2점에서 2.5점으로,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감가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대 매출액 지표 배점은 1.5점에서 2점으로 높아진다.

단순한 지출 축소보다 실질적 영업 활동 확대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평가 기준이 강화된 것이다.

경영관리 부문 내 안전·책임경영 배점도 18점에서 18.5점으로 상향 조정된다. 매년 이어지고 있는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는 것이 철도공사가 당면한 과제로 떠올랐다.

김 사장은 코레일과 에스알의 통합을 통해 경영평가에서 지적된 문제 해결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적자 노선을 다수 운영하는 철도공사와 달리 고속철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에스알과의 통합은 재무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철도공사 연결기준 매출인 6조9711억 원에서 35.2%를 차지한 핵심 수익원인 고속철 사업을 확대하면 실질적 영업 활동을 강조하는 정부의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데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철도공사와 에스알은 지난 9일 신규 고속철 도입을 공동으로 관리해 효율성과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 회사는 각각 2023년 코레일 17대, 에스알 14대 등 총 31대를 함께 도입하며 이로써 2028년까지 하루 평균 좌석을 5만 석가량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안전관리 체계 일원화에 따른 철도공사 안전 역량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에스알은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산업재해 및 안전사고에 따른 사망자 수 ‘0건’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안전경영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철도공사 자체적으로도 안전 수준 향상과 인공지능(AI) 기반 안전관리 고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철도의 날’ 기념식에서 김 사장은 “AI를 활용한 과학적 안전 관리를 기반으로 각종 안전 기술과 설비를 과감히 개선하고 현장의 안전 문화까지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경영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고속철도 통합을 차질 없이 완료하고 국민들에게 더 나은 고속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