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애플이 삼성전자와 인텔에 칩 위탁생산 검토", TSMC 의존 축소 시도

▲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이 2020년 11월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행사에서 M1 프로세서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삼성전자와 인텔에 전자기기용 프로세서 생산을 맡기려 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애플은 대만 TSMC에서 반도체를 위탁생산했는데 공급처를 다변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애플 경영진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했다”고 5일 보도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제조하는 애플은 삼성전자 미국 공장에서 자사 기기용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인텔도 최근 애플과 반도체 생산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관계자는 “논의는 초기 단계로 삼성전자와 인텔 모두 아직 주문을 받지는 않았다”며 “애플은 여전히 TSMC 이외의 기술을 사용하는 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애플은 자사 전자기기에 탑재하는 시스템온칩(SoC)을 직접 설계해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에게 생산을 맡겼다. 

아이폰17과 맥북네오 등 최신 기기에 탑재하는 반도체도 TSMC의 3나노(㎚, 1나노는 10억 분의 1) 첨단 미세공정을 활용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인텔 등을 2차 공급사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지난해 8월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과 협력해 세계 최초의 혁신적인 칩 제조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반도체 공급망 차질을 겪으면서 추가 업체를 고려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세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반도체 수요도 따라 증가해 TSMC만으로는 애플의 반도체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진 상황으로 읽힌다. 

애플 경영진이 TSMC의 본산인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침공 당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도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지만 아직 대만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절대적으로 많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4월30일에 진행한 2026 회계연도 2분기(1~3월) 실적 발표에서 “평소보다 공급망을 유연하게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테일러에 2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2027년 가동에 들어가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

인텔도 미국 정부로부터 89억달러(약 12조3천억 원) 규모에 달하는 지분 투자를 받고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애플로부터 주문을 확보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인텔과 협업으로 미국 정부와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복수의 공급업체를 확보하면 가격 협상에서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인텔은 아직 TSMC만큼의 제조 방식이나 생산 규모를 애플에 안정적으로 제공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