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공공기관 통폐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공항 운영사 간 통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로서는 통합이 구체화될 경우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의 5단계 확장사업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가덕도신공항 공사로 재원이 분산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 공항통합 추진에 당혹, 5단계 확장 급한데 가덕도 비용 부담 우려

▲ 정부가 공공기관 통폐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공항 운영기관 간 통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으로 지어진 제2 여객터미널의 모습. <인천국제공항공사>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인천 지역 시민사회·직능단체·주민단체와 연대를 확대해 공항운영 공기업 통폐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허인무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정부가 신공항 건설 재원 마련과 운영 효율화, 항공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공항운영사 통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지방공항 정책 실패 부담을 인천공항에 전가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노조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항운영사 졸속 통합 추진 즉각 중단 △지방공항 정책 실패에 대한 국가 책임 대책 마련 △인천공항 중심 공항경제권 발전 전략 강화 등을 요구했다.

반면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노동조합은 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시설투자, 국제선 편중 현상 등 대부분 정책지원이 인천공항으로 집중돼 왔다”며 “국가정책을 전환하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제항공 노선 최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공기관 개혁을 강조하면서 공항 운영사 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025년 말 열린 국무회의에서 기획재정부에 “통폐합과 신설을 포함한 공공기관 개혁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그 뒤 지난 2월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인천공항의 국내선 운영 문제를 지적하면서 공항운영사 통합 작업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정부가 총사업비가 약 10조7174억 원에 이르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재원 조달 방안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매출 2조5481억 원, 영업이익 4805억 원을 기록한 인천공항공사 통합하면 부담을 한결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통합을 검토하는 명분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로서는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까지 공항 운영 공기업을 다원화해 운영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주 정부는 공항운영사 통합과 관련된 내용을 각 공항운영 공기업에 전달하며 사별 의견을 조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천공항공사 공항통합 추진에 당혹, 5단계 확장 급한데 가덕도 비용 부담 우려

▲ 지난주 정부는 공항운영사 통합과 관련된 내용을 각 조직에 전달하며 의견을 조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18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시민·노동단체 대책위원회가 ‘인천국제공항 허브화 흔드는 공항 기업 졸속 통폐합 규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인천공항의 허브공항 경쟁력 유지를 위해 5단계 확장사업이 필요하다고 보는 인천공항공사에게 공항운영사 통합은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많다.

정부가 외래관광객 3천만 명 유치를 목표로 내세운 만큼 인천공항의 항공여객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 이용객은 7407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자체 수요 예측에서 2033년 인천공항 항공여객 수요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33년 예상 여객 수요는 1억1100만 명으로 이는 2024년 4단계 확장사업을 마치며 확보한 연간 수용 능력을 1억600만 명을 3.8%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인천공항공사는 약 6조 원을 투입하는 5단계 확장사업을 통해 길이 3400m의 제5활주로를 새로 건설하고 제2여객터미널 남단에 연간 2천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3여객터미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정부는 가덕도신공항 등 신규 지방공항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항공 수요 변화까지 살핀 뒤 5단계 확장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인천공항과 지방공항의 운영 방향성이 다른 만큼 이를 한 번에 통합할 경우 위험성이 클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인천공항이 국제선 중심으로 운영되는 반면 지방공항은 국내선과 인접 국가 노선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렇듯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공항 운영사 통합이 효율성 제고라는 목표를 달성하기보다 오히려 혼란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교 교수는 “인천공항과 지방공항은 경영 방식에서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며 “급속하게 통합을 추진하기보다 내부 구성원과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실효성을 충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