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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도 한진해운 파산으로 4300억 손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7-02-20 18: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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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이 한진해운의 파산선고로 4300억 원가량의 손실을 보게 됐다.

신용보증기금은 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의 신규발급을 중단해 대기업 신용보증에 따른 피해를 줄이고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도 한진해운 파산으로 4300억 손실  
▲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은 17일 한진해운의 파산선고에 따라 4306억 원의 손실을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보증기금은 2014년 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제도를 통해 산업은행이 발행한 4306억 원규모의 유동화증권에 지급보증을 섰는데 한진해운의 파산선고에 따라 유동화증권이 만기가 오면 대위변제를 해야한다.

대위변제 이후 구상권 등을 통해 회수되는 자금을 따져봐야 정확한 손실규모가 산출되지만 한진해운의 채권가치가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 회수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공공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대기업의 부실을 고스란히 떠안는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2013년 일시적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에 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제도를 도입했다.

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은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이 차환채권을 발행하면 산업은행이 그 가운데 80%를 인수한 뒤 그 중 60%를 기초자산 삼아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면 신용보증기금이 지급보증을 해주는 제도다.

신용보증기금은 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제도에 따라 한진해운 외에도 현대상선 4675억 원, 동부제철 1653억 원 등 5개 대기업에 1조 원이 넘는 지급보증을 해줬다.

현대상선과 동부제철 역시 정상화 과정에서 자율협약을 거친 만큼 유동화채권의 만기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이 대위변제를 해야 한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이미 충당금을 설정해 놓아 이들 기업의 대위변제가 중소기업 신용지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의 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인데 그동안 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으로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대기업 등이 회사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피해가 중소기업으로 확산될 위험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지만 지난해부터 부실채권 규모가 커지면서 문제점이 부각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으로 대규모 기업부실을 국가 재정으로 부담하는 문제가 발생한 만큼 국회 심의과정에서 차환기업의 정책금융 지원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해 10월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신용보증기금이 정부에 떠밀려 부실 대기업 회사채를 보증하느라 중소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부실 대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제도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신용보증기금의 정체성을 크게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이에 따라 대기업 지원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의 신규발급을 중단하고 이전에 나간 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도 상환일정에 맞춰 전액 상환해 보증규모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시장안정유동화회사보증은 점차 규모를 줄여나가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유동화회사보증은 규모를 지난해 2조4천억 원에서 올해 3조6천억 원으로 늘리는 등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신용보증기금은 올해 중소기업에 43조 원의 일반보증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매년 세금의 지원을 받는 공공기관으로 2015년 기준 세금 1300억 원이 투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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