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3년 반 전 악몽 되풀이 않는다, '가습기 리콜' 117억 쏟아 '신뢰' 구매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이사가 굿즈 안전 이슈와 관련해 빠른 리콜 조치를 결정하며 위기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이사가 지난해 말 일부 고객들에게 사은품으로 증정한 가습기를 놓고 전량 리콜을 신속하게 결정했다.

제품 안전 이슈가 불거지자마자 보상안을 포함한 대응책을 내놓으며 사태 확산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분위기다.

3년 반 전 굿즈 품질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늑장 대응으로 소비자 신뢰를 잃었던 때와 확연히 다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벅스의 위기 대응 기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진다.

30일 스타벅스가 긴급 공지를 통해 가습기를 자발적 리콜하겠다고 알린 행보를 살펴보면 과거 논란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읽힌다. 제품 안전 이슈가 불거지자 책임소재나 판단을 미루지 않고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에 따르면 이번 자발적 리콜은 지난해 증정한 가습기에서 배터리 과열로 추정되는 국소적 화재 신고가 접수되면서 결정됐다. 스타벅스는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국가기술표준원에 사고를 보고했고 자발적 리콜 절차를 협의하고 있다.

리콜 대상은 지난해 10월30일부터 12월31일까지 e프리퀀시 이벤트를 통해 증정된 가습기 39만3548대다. e프리퀀시는 고객 구매 실적에 따라 스탬프를 적립하면 사은품을 제공하는 참여형 프로모션이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자진 리콜 조치를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단 한 건의 국소 화재 신고 접수만으로 증정품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는 점 때문이다.

보상 규모도 결코 적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리콜 대상 전량에 1인당 3만 원 상당의 보상안을 적용하면 예상 보상액만 117억 원을 넘는다. 물류와 행정 비용까지 더해지면 실제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2022년 ‘서머 캐리백’ 사태 당시 불거졌던 늑장 대응 논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손정현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한다. 100억 원대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안전 문제가 브랜드 전반의 신뢰를 갉아먹는 쪽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2022년 10월 SCK컴퍼니 대표이사에 오른 인물이다. 2022년 5월 말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논란으로 송호섭 전 대표가 중도 퇴임한 뒤 자리를 물려받았다. 굿즈 품질과 안전 이슈에 누구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 리콜은 법적 강제 조치 이전에 스타벅스가 선제적으로 내린 자발적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여겨진다. 악재를 책임 경영의 사례로 전환하려는 손 대표의 리더십이 반영된 판단이라는 시각도 있다.

제품안전기본법상 사고 발생 시 국가기술표준원의 조사 이후 강제 리콜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스타벅스는 화재 신고가 접수되자 즉시 사고 보고를 마쳤다. 이후 강제 조치에 앞서 자발적 리콜 절차에 착수했다.
 
스타벅스 3년 반 전 악몽 되풀이 않는다, '가습기 리콜' 117억 쏟아 '신뢰' 구매

▲ 스타벅스가 2025년 겨울 e프리퀀시 증정품 가습기 전량을 리콜 조치한다. < SCK컴퍼니 >


해당 가습기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라 KC 인증을 획득한 배터리를 사용한 제품이다. 그럼에도 스타벅스는 위험 신호가 포착되자 즉시 사용 중단을 권고하고 보상안을 함께 발표한 상태다.

스타벅스는 리콜을 위해 앱 내 택배 수거 서비스와 매장 방문 회수를 병행하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2월2일부터 자사 앱을 통해 택배 수거 서비스를 운영한다. 매장 방문을 통한 회수는 2월 초 스타벅스 앱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별도로 안내한다.

다만 굿즈 논란이 잇따르면서 스타벅스의 품질 검증 시스템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커피 브랜드로 출발한 스타벅스의 상징은 이제 굿즈로까지 확장됐다. 브랜드 영향력이 넓어진 만큼 품질 관리 책임도 함께 무거워졌다.

스타벅스 e프리퀀시 굿즈는 시중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될 정도로 화제성이 크다. 소비자 기대치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이 때문에 굿즈 품질 문제를 놓고 단순한 사은품 논란을 넘어 브랜드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보는 소비자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3년 반 전 대표이사까지 교체됐던 사안으로 품질 문제로 곤혹스러운 사태를 겪었던 스타벅스가 또다시 품질 논란을 겪게 되면서 근본적인 품질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렇게 된다면 보상도 임시 처방에 그칠 수밖에 없다.

KC 인증을 받았음에도 배터리 과열로 추정되는 국소 화재가 발생한 점도 상징적이다. 샘플링과 내구성 점검, 장시간 사용 테스트 등 스타벅스 자체 품질 검증 절차를 강화하지 않는 한 리콜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번 자발적 리콜 조치는 고객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내리게 된 결정”이라며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리며 관련 절차를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