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의 새 파트너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미 호카를 보유한 데커스아웃도어의 다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어그'를 국내 사업의 캐시카우로 키운 운영 경험을 갖추고 있다. 김덕주 총괄대표가 해당 이력을 앞세운다면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먹거리를 하나 더 얹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호카'의 국내 총판 맡을 가능성, 김덕주 '어그' 성과로 계약 따낼까

▲ 김덕주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대표가 호카의 국내 총판 계약을 따낼지 주목된다.


다만 호카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파트너와 관련한 유불리도 철저하게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패션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가 새로운 국내 유통사를 물색하고 있다. 

호카의 미국 본사 데커스는 국내에서 수입·유통을 총괄해온 조이웍스와의 계약을 최근 해지했다.

데커스는 조성환 조이웍스앤코 전 대표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브랜드 타격을 우려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계약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조이웍스앤코는 조이웍스의 계열사로 호카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담당해왔다.

조이웍스가 보유하던 호카 국내 유통권을 누가 이어받을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데커스가 한국 법인을 설립해 직접 진출하는 방법도 있지만 기존 매장과 공급된 재고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조직과 유통망을 새로 구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현실적 방법은 국내 유통 구조와 운영 역량이 검증된 대기업을 새로운 파트너로 삼는 것이다. 

최소 1분기까지는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데커스는 국내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차기 유통사를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호카 총판 자리를 두고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이랜드월드, LF의 3파전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은데 여러 상황을 따졌봤을 때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는 기업이 바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과거에도 호카의 국내 사업 운영권을 두고 조이웍스와 경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제시한 브랜딩·유통 전략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데커스 계열 브랜드 '어그오스트레일리아(어그)'로 국내에서 비교적 안정적 성과를 내왔다는 점도 총판 계약을 따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부터 어그의 국내 유통을 맡아 겨울용 양털 부츠에 한정됐던 브랜드 이미지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했다. 계절 중심으로 운영되던 매장도 연중 상시로 전환했다.

그 결과 어그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대표적 현금 창출원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2025년 10~11월 어그 매출은 2024년 같은 기간보다 42%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경험은 브랜드 이미지 관리와 운영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데커스의 요구에 부합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이랜드월드 역시 전국 단위 유통망과 물류·매장 운영 경험을 갖춰 호카의 상황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는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데커스 입장에서는 이랜드가 같은 러닝화 시장에서 호카와 같이 '빅5'로 꼽히는 '뉴발란스'를 운영하고 있어 파트너 선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LF는 기능성·라이프스타일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나 대형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를 운영해본 이력이 제한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LF는 2022년부터 '리복'의 국내 유통을 맡아 '토탈 스포츠 브랜드'로 이미지를 탈바꿈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리복의 러닝화는 '빅5'에 들지는 못한다. 

LF 관계자는 "호카가 러닝 시장에서 주요 브랜드이기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호카 영입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들리는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잘 이용한다면 김덕주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대표가 호카를 회사의 품에 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호카를 바탕으로 회사의 안정적 현금 창출원을 하나 더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김덕주 총괄대표는 최근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를 매각해 약 94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으며 이를 패션·뷰티 부문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외형 축소를 감수하더라도 자체 브랜드 발굴과 인수합병을 통해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체 브랜드 육성은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긴 호흡의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 기간 실적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호카로 메운다면 김 대표에게도 다행스러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체질 개선에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는 전략적 우회 카드가 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호카'의 국내 총판 맡을 가능성, 김덕주 '어그' 성과로 계약 따낼까

▲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의 유력한 새 국내 총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호카>


호카는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신흥 강자로 나이키·뉴발란스·아식스·아디다스와 함께  러닝화 시장의 '빅5’ 브랜드로 평가된다. 호카의 국내 유통을 맡은 조이웍스의 매출은 2022년 248억 원, 2023년 433억 원, 2024년 820억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김 대표는 올해 패션과 뷰티 부문에서 모두 반등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 대표 이외의 각자대표들이 담당하고 있는 코스메틱 1·2부문이 해외 시장 확대와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김 대표는 패션 부문에서 오롯이 성과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호카 전개권을 따내더라도 끝물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카가 지난 몇 년 동안 '러닝붐'에 나이키의 대체 브랜드로 급부상한 것은 맞지만 최근 분위기는 이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정보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데커스가 밝힌 호카의 2025년 4분기 전년동기 매출 증가율은 10%지만 이전 증가율과 비교하면 확연히 감소한 것"이라며 "호카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며 나이키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본사인 데커스아웃도어 주가도 지난해 절반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각) 기준 주가는 101.40달러로 1년 전 208.22달러와 비교해 절반 이상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어그를 통해 데커스에 성과를 보인 건 맞지만 호카를 담당하는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는 또 다를 수 있다"며 "결국 파트너 선정은 순전히 데스커아웃도어의 판단이고 물망에 오르는 기업들은 각자 할 수 있는 최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