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대표 절반 이상이 연말 임기가 끝난다.

우리금융은 내년 3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기 만료와 맞물려 계열사 대표 인사 폭은 물론 인사 시기조차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우리금융 계열사 10곳 대표 임기 만료, 임종룡 거취 맞물려 연말인사 '안갯속'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가 우리금융 계열사 인사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16개 계열사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10곳의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12월31일 임기가 끝난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는 우리투자증권,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캐피탈,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등이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동양ᐧABL생명 등의 대표들은 임기가 아직 남아 있어 이번 연말 인사와는 무관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2024년 말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일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를 1년으로 조정했다. 첫 임기에 2년을 부여하고 이후 1년 단위로 연임하는 관례에서 벗어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당시 1년 임기로 선임된 계열사 대표는 기동호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김범석 우리자산신탁 대표, 김건호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정현옥 우리신용정보 대표, 유도현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등 5명이다. 

책임경영을 내세워 실적에 따른 재신임 및 교체 속도를 높이기 위해 1년 단기 임기제를 도입했던 만큼 이번 연말 교체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맞물려 조직 개편의 무게중심이 비은행에 쏠리면서 비은행 전반의 전략적 큰 틀이 재편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비은행 비중이 가장 낮다. 올해 동양ᐧABL생명을 편입해 포트폴리오 재편의 초기 단계를 밟고 있다.

이번 계열사 임원 인사가 어떤 방향을 띠게 될지에 따라 그룹의 비은행 강화 전략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그 중에서도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의 거취에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그룹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중심에서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부문의 성장을 주도하는 전략적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대표 인선 방향은 향후 우리금융의 기업금융 및 자산관리 강화 전략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금융 계열사 10곳 대표 임기 만료, 임종룡 거취 맞물려 연말인사 '안갯속'

▲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10곳의 대표가 올해 말 임기를 마친다. <우리금융지주>


다만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들이 모두 임 회장 취임 후 발탁된 인물인 만큼 상당수가 연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책임경영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전면 교체보다는 성과에 따른 선별적 교체에 무게를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임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는 점은 이번 연말 인사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임 회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연말 인사의 강도와 재편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10월28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임추위 위원들은 약 두 달 동안 내외부 후보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추천한다.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이 동양ᐧABL생명 인수 마무리, 건전성 관리,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에서 안정적 성과를 냈다는 점을 들어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임 회장이 이전 정부에서 우리금융 회장에 오른 만큼 연임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만약 임 회장이 연임에 실패한다면 계열사 대표 인사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차기 회장이 자신의 경영 철학을 반영해 그룹에 새로운 기조를 세우기 위해 폭넓은 쇄신 인사를 단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임 회장도 취임 이후 우리은행을 비롯해 우리카드, 우리자산운용 등 9개 자회사 대표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통해 그룹의 체제 변화를 이끌었다. 

임 회장의 연임이 주요 변수인 만큼 계열사 대표 인사 시기도 미지수로 여겨진다.

현재 우리금융은 이사회 산하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계열사 최고경영자 선임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데 회장을 결정하는 임추위 일정이 지연되면 자회사 인사 일정도 함께 늦춰칠 수 있다.

우리금융은 과거 손태승 전 회장 임기 말에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지연되면서 계열사 대표 인사가 줄줄이 밀린 경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사는 언제든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며 “임종룡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불확실성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